늘 사이가 좋을 수만은 없지요
나는 우리 세대에 흔치 않은 사 남매 중 장녀다. 두 살 많지만 한 학년 차이가 나는 오빠, 그리고 2,3살 아래의 여동생 둘 사이에서 파란만장(?)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내 큰 아이와 작은 아이는 나이 차이가 6살이나 나기에 큰 문제가 없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양가의 첫 손주로 크나큰 사랑을 받으면 6년 동안 군림(?)했던 큰 아이는 작은 아이의 존재가 달갑지 않았나 보다.
동생의 존재가 아이에게는 본처가 첩의 등장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들었다. 세상에나,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이 물론 나를 사랑하지만 또 다른 사랑스러운 존재를 데리고 오다니! 눈뜨고 볼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어린아이에게는 더 큰 충격, 상처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토록 큰일이 아이에게는 닥쳐오고 또 주변에서는 아이에게 어린 동생을 예뻐하고 듬직한 언니가 되라고 강요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큰 아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
동생을 괴롭히거나 계속 싸우기를 자처하는 큰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 보자. 아이의 마음이 편치 않아 부정적인 행동으로 표출하고 있다면 그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한다.
“동생 때문에 기분 좋고 재밌을 때도 있지만 화도 나고 짜증 날 때도 많지? 엄마/아빠도 그랬어. 동생 때문에 좋으면서도 괜히 싫기도 하고, 또 엄청 열받을 때도 있고. 엄마/아빠도 00이 마음을 이해해. 그래도 엄마/아빠가 00 이를 사랑하는 건 변함이 없어, 알지?”
아이의 몸도 따뜻이 안아주자. 우리의 마음이 조금 더 따뜻하게 전해질지도 모른다.
아이에게 공감해 주고 사랑으로 지도해 주더라고 계속 문제가 생기면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
아이가 말썽을 부리는 것은 현재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마음조차 받아들여주고 잠시 떨어뜨려주자. 아이의 마음이 편치 않아 부정적인 행동을 한다면 물리적인 거리를 허락해 주어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 주자.
큰 아이가 자신의 장난감이나 방, 놀이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싶지 않아 한다면 그 마음도 알아주자. 누군가 내 오피스에 갑자기 쳐들어온다면 우리의 마음이 어떨까? 달갑지 않을 것이다. 우선 그 사람과의 관계를 만드는 게 먼저다. 정 필요하다면 내 오피스를 공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에게도 그 시간과 존중을 줘야 한다.
작은 아이는 큰 아이와 놀고 싶어 하지만 큰 아이가 거부한다고 결코 비교를 해서는 안된다. 큰 아이는 부모가 작은 아이를 선호한다고 느껴 더 상처받을 수 있다. 아이에게 상황을 그저 묘사하고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큰 아이가 힘들어한다면 그 마음을 공감해 주고 나의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자.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힐링을 경험한다. 그 힐링은 더 나은 행동, 결과로 이끄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