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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Mar 16. 2024

햇살은 햇살대로, 비는 비대로

그대로인 자연스러움이 주는 얻어감

         햇살은 햇살대로, 비는 비대로       


   

하루에 두 번이나 다른 날씨

보고 만질 수 있다는 건 

   자연이 주는 신비한 일    

 

햇살은 햇살대로 드리운 언어

나의 온몸 받아 채워내고

비는 비대로 뿌옇게 흐린 눈물  

슬플 때 대신 흘릴 언저리 남겨  

   

햇살은 햇살대로 

생동하는 기지개 

두 팔 가득 안아 올려

비마저 내린다면 

가리지 않고 

그대로 품어

     담아내리라     


쏟아지는 에너지는

햇살의 양분  

온 힘 다해 나누고

슬픔의 눈물은 

비의 언어 

다정한 눈시울 

같이 흘릴 준비 

    되어 있으니     


공존의 같음을 아는 순간 

내려앉은 그리움의 단어와 

순간의 고비 모두 내 것으로

희미해질 때까지 흠뻑 취하여

있는 그대로의 무늬로 

몽글몽글 피어나도록   

  

햇살이면 어떠리

비면 또 어떠리

있는 그대로 더해가는 

  인정 안에서의 받아들임   

  

그래서 숱하게 넘어져도 

일어나고 힘을 내어 

소소한 행복까지 얹은

   내 안의 감정 무리    

 

있는 그대로 의연하게 

살아내는 인생으로

    그래서 살아지는 것     




지난가을의 어느 날, 오전에 햇볕이 너무 좋았다. 

더운 날이 제법 저물어 포근해지고 바람마저 상쾌해진 9월이었다.

오후에 해가 없어지더니 비가 내렸다. 우산도 없는 상황에서 맞는 비는 반갑지 않다.

분명 날씨 예고도 있었겠지만 차로 이동하니 잘 가지고 다니지 않게 된다. 

준비성이 없어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를 하지 않은 내가

한심스러울 법도 하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 먹는다. 

하루에 두 번의 다른 날씨를 마주한다는 것


비를 좀 맞으면 어떠리

여름 내내 목이 탔을 나무들에도, 대지에도 햇살의 경계를 풀어내

시원하게 목을 축여줄 참으로 고마운 비이다.

우리는 어떤 입장인지에 따라 너무나 쉽게 반응하고 다르게 행동한다. 


옛날에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를 둔 어머니가 있었다. 

비가 오나 해가 뜨나 어머니는 매사 걱정을 한다.

날씨에 따라 허탕 치는 아들의 입장만을 생각하다 보니 

내내 근심과 불안, 걱정으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여기에 기막힌 Solution은 날씨에 따라 잘 팔리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같은 일에도 부정보다는 긍정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이다.

해가 뜨면 짚신 장수 아들 때문에 기쁘고,

비가 오면 우산 장수 아들 일이 잘 되니 기쁘다. 

 포커스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행복의 기준이 달라진다.



햇살이든, 비든 모두에게 내리고 경우에 따라 세찬 바람이 되기도 한다. 

상황은 바뀌지 않으나 거기에 맞추어 변화하고 적응하여 

긍정으로 향해가는 마음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느끼어 끄적여 본다.

어떤 일에 내가 대하는 태도와 마음의 무게는 동전의 양면처럼 달리 나타난다.

생각의 무리를 환하게, 긍정으로 향하여 가는 것이 내게 좋은 에너지를 준다.


보이지 않는 분명한 이유가 있고 
공존하여 갈 삶 자체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아 유연하고 슬기롭게 
인정하여 가는 나날이
삶의 지혜가 된다.



날씨로 이것을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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