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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Apr 23. 2024

읽다

책이 주는 행복

 책은 내게 최고의 선물이다. 다른 어떤 선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책장에 꽂혀있는 모습만 보아도 흐뭇하다. 읽어갈 책들은 책장 이에 흐트러진 채 여기저기 나를 봐달라 아우성친다. 그런데도 도서관이며 서점만 가도 책을 본 순간 눈이 ‘핑’ 돌아간다.

 

 요새 주말에는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4월 들어 매주 토요일 2시간 동안 아이는 생태계 탐험, 봄에 대해 알아본 후 만들기 활동에 참여한다. 이 시간은 황금 같은 시간대다. 아이를 기다리며 열람실에서 미리 찜해 둔 책을 읽는다. 이 시간이 너무 기다려진다. 이리도 설레는 이유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과를 마치고 집안일, 가족과의 시간, 아이 숙제를 봐주고 나서 잠자리 들기 전 30분 남짓이 독서 타임이다. 반면에 지금은 도서관 열람실 안 공기를 가르며 오로지 날 위해 집중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문장이나 무릎을 ‘탁’ 칠 만한 내용이 나오면 과감하게 형광펜을 ‘죽’ 긋는다. 문장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물론 다음번에 다시 읽으면 와닿은 문장은 달라진다. 그날의 감정과 생각, 관심도에 따라 눈으로 보이는 문장들이 다르다는 것은 새로운 묘미다. 책을 읽더라도 새로 알아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때는 형광펜을 칠하지는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책 전체가 형광펜으로 도배될 게 뻔하니 말이다.     

 

 읽을 분량만큼 정해 놓고 가볍게 읽은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어진 형광펜 따라 눈으로 찾는다. 노트에 써 내려가며 손으로 다시 읽기 위함이다. 적어 내려가다 보면 그냥 읽을 때와 또 다른 기분이다. 재미가 있다. 외워지는 것은 아니나 자세히 보게 되는 글자들이 얼마나 어여쁜지 모른다. 정리된다. 하나라도 얻어가는 것이 있다.


 읽은 책의 내용을 소개한다.      


성공이란 열매도 실패를 지나야 달고 향이 난다.
연꽃처럼 진흙에서 꽃이 피고 개나리처럼 겨울이 지나야 꽃이 피는 나무처럼
사람도 아픔, 비난, 동정과 모멸, 고통을 지나야 제대로 된 꽃을 피울 수 있다.   


행복이란?
스스로의 내면에서 완전히 평화로운 상태이다.
욕심이나 욕망이 배제된 상태가 행복의 바른 모습이다.
행복은 제화와 물질의 포기가 아니라 완벽한 통제이며
밝고 유치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 뒷바라지, 집안일, 업무에 아등바등 열심히 달려왔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쉼 없이 이어 온 육아와 맞벌이의 세계는 내게 집중하기보다 멀리 떨어뜨리려 둔 나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탐하도록 시간 내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그렇게 좋아하던 책이건만 한 권 읽어 내려갈 엄두도 내지 못한 시절이다. 하루를 챙기기도 바쁘니 책은 나중이다. 글쓰기도 나중이다. 마음 깊숙한 곳에 담아 두고 내내 빗장을 걸어 두었으니까.      

 

 살아남아야 좋아하는 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돌이켜보니 그 말이 맞다. 그때는 눈앞의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던 시절이라면 지금은 얻어진 성장의 여유가 실오라기처럼 동여매 꽁꽁 싸매 둔 나의 꿈을 풀어헤쳐나가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

 물론 여기에서도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은 있다.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의 몇 곱은 넘어서야 내 것이 된다.  

    

 생각 하나로 환경이 바뀌기 시작한다. 시간은 더디 가나 꾸준함은 사고를 변화시킨다. 나도 모르던 나를 발견하여 조금씩 성장하여 감을 느낀다. 책을 통한 경험과 일상의 습득된 지난 시절의 범위, 업무에서의 성장과정 등에서 과거의 교훈과 지금, 어느 하나 무시할 것이 없다. 잠재력은 무궁무진한가 보다. 스멀스멀 나온다. 발현의 시기가 각자 다를 뿐이다.   

   

 꿈을 꾸고 있다면, 그것이 허황하지 않은 간절함이라면 결국 생각대로 이루어진다. 요새 나의 일상은 글쓰기와 독서, 필사이다. 형광펜을 그어가며 좋은 문장을 곱씹고 필사로 다시 알아간다. 작은 것 하나라도 해 보려는 용기를 여기에서 배운다. 무슨 일이든 생각의 차이는 다른 환경 안에 나를 놓이게 하는 기분이다. 책과 함께하니 잘 알아가는 것이 생기니 그것이 좋을 뿐이다. 끄적이는 순간이 신날 뿐이다.  

    

 언어의 세계는 나와 밀착된 감각이다. 과거의 나도 잘했고, 자금의 나도 잘하고 있다. 다만 좋아하는 것으로 몰입하여 가는 지금이 어쩌면 더 나를 사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 묻힌 삶에서 가끔은 주옥같은 문장들을 발견해 내는 것은 나의 활력이 되니까 말이다.


초록의 봄비를 맞으며 우산 하나로 아이와 집으로 향한다. 그중 혹여 비에 젖을까 봐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건 아이와 나 사이 책이라는 건 비밀이다.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 앨런 피즈, 바바라 피즈 지음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 김승호 지음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 김승호 지음
믿고 따르며 가장 존중하여야 할 자신에 대해
이미 우주 안의 전체인 나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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