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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오늘의 시 21화

요거트

순백의 빛

by 현정아

오랜 친구와의 인연

투명한 유리잔에

눈처럼 소복하게

담겨 오다


카페 가득 울리던 음악에

눈 맞추며 포근해진 말들


마주한 자리 반가운 마음

방울방울 맺힌 채 웃고 있다


그간의 이야기 속에서

요거트의 향기는

달콤하게 희석돼

떠날 줄 모르고


빨대를 돌리던

묵은 마음 따라

깨끗해져 가는

하이얀 빛


깊게 빨아들인 요거트 맛에

어리던 정감이 너무나 고와


너와 함께라서,

그 맛을 잊지 못해

이 순간이 즐겁기만 하다





오랜만에 좋은 사람과 카페에서 만나니 마음이 밝아지네요. 만나면 늘 기운이 나고 긍정의 힘을 얻는 사람이에요.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남기는 일, 그것이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 느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하는 환경은 나의 기운을 긍정의 방향으로 가게 해 줘요. 가끔의 힘든 일은 좋은 말들로 채워 넣고 쉽게 흔들리지 않을 응원을 가득 받아요.


물론 나도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요. 누군가에게 감사를 전하고 기운을 가득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요. 내가 그런 마음이어야 그런 사람이 되리라 생각해요. 카페의 빈 공간을 따라 음악 소리는 멋지게 채워지고 그 음을 따라 나누던 말들은 그대로 우리만의 음악이 돼요.


서로의 안부가 그간의 이야기 속에 살아 숨 쉬네요. 투명한 컵에 가득 담긴 요거트, 그 풍성한 고운 빛깔 따라 하얗게 물들어가요. 깨끗해질 대로 깨끗해진 순백의 빛, 티 없이 맑은 시간 안에 놓인 지금의 기억을 그대로 안아가요.


묵은 마음이 요거트의 맛과 향기를 따라 조금씩 사그라져요. 주저하던 생각을 다시 하얀 마음으로 채워 넣어요. 용기를 내 다시 해보려고 해요. 나는 주어진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해내는 그런 멋진 사람이니까요.



KakaoTalk_20250215_211734720.jpg 하얀 마음 좋은 시간


KakaoTalk_20250215_211734720_02.jpg 햇살을 받는 요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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