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힘들고 지친 일상속에서 하루 하루 버티는 우리를 위하여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평범한 20년차 직장인 입니다. <작가는 처음이라>,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토닥 토닥 마흔이 마흔에게> 작가 입니다.
40대, X세대를 응원하는 <토닥 토닥 마흔이 마흔에게> 저자가 책의 원고를 브런치 가족분들께 시리즈로 공개합니다
코로나 판데믹 시대의 ‘마흔’, 진짜 나를 만나야할 시간
<토닥 토닥 마흔이 마흔에게> 스토리1_마흔,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며
아직도 마음은 골목길을 뛰어 놀던 아이 때와 같은데 현실은 벌써 마흔을 넘긴 18년차 직장인, 한 집안의 가장, 예쁜 딸아이의 아빠……. 이것이 현재 나의 모습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비슷한 모습으로, 비슷한 단계를, 비슷한 감정으로 겪고 있다.
우리들은 인생의 1/4을 교육받는데 이미 썼다. 그리고 지금 또 다른 인생의 1/4을 직장인으로서, 가장으로서 무거운 짐을 지고 사막을 건너는 낙타와도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여보 나 오늘도 늦어”, “아빠 오늘 피곤해, 내일 놀자” 등의 말로 가족과의 시간을 미루는 게 우리 나이의 현실이다.
이제 곧 인생의 후반전이 시작된다. 조만간 회사를 자의반 타의반 나와 또 다른 인생의 1/4을 나를 불러주지 않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보낼까봐 두렵다.
겨우 남아 있는 마지막 인생의 1/4은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재미없고,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어두운 노년으로 보내지 않고 싶은데 아이 학자금 모으랴, 대출금 갚으랴, 노후 준비는 언제쯤…….
바야흐로 세상은 ‘나’라는 브랜드를 선택받아야 하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가 되었다. 직장에 들어간다고 끝이 아니다. 직장을 나와서도 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나를 보호해 주는 나만의 ‘필살기’가 필요하다.
그 누구도 미래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생직장과 평생 직업의 개념이 모호해지고, 각자가 나를 브랜딩해야 하는 ‘1인 셀러(seller)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마흔, 중년의 삶은 고달프다. 어릴 적 X세대, 신세대라 불리며 사회 변화의 중심이 될 거라 믿었던 시절과 달리 현재는 기성세대에 눌리고 아이들에게 치이는 낀 세대가 되었다.
끝이 보이는 것 같아 불안한 직장 생활과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 교육비, 치솟는 집값과 물가, 노후 대책 등등 삶을 팍팍하게 만드는 요소가 지뢰처럼 나타나지만 그래도 이쯤에서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우린 그동안 잘 해왔다고, 잘 살아왔다고,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그러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가정에서의 우리 모습도 되짚어 보자. 그동안 우리들은 회사와 집을 오가는 생활을 해 왔다.
위에서는 찍어 내리고, 아래에서는 치고 올라오는 중압감 속에서도 가족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고 있다. 생존을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고, 집은 잠만 자는 하숙집이 되어버렸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행복해지려고, 함께하고 싶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가정을 꾸리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적고, 마음과 달리 몸은 늘 천근만근 무거워 주말 나들이 가는 것조차 부담스럽다.
“왕국을 다스리는 것보다 가정을 다스리는 일이 더 어렵다.”
몽테뉴의 탄식이었다. 최근 들어 우리 주변 곳곳에서 가정들이 해체되고 있다.
자녀에게서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는 부모, 부모와 소통하기를 꺼려하는 자녀, 이들 사이에 가로놓인 불신의 벽이 가정을 안에서부터 무너뜨려 간다.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 하우스리스(houseless)는 줄었지만, 가정이 깨진 자리에서 방황하는 홈리스(homeless)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집들은 늘어나는데 가정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가정은 사회공동체의 가장 근본이 되는 단위다. 가정이 불안한 사회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기약하기란 쉽지 않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으로 산다는 것,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이제 40대, 중년에 들어선 우리가 명함 뒤에 숨기에는 구조조정의 위기 등 삶이 너무 팍팍하다. 더 이상 명함에 새겨진 직급에 얽매여, 회사에 매달려 내 인생의 많은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돈만 벌어다 주면 가장 대접을 받던 시대도 지났다.
나는 40대가 된 지금이 그 어느 시절보다 행복하다. 예뻐서 결혼한 아내와는 예쁨보다 더 치명적인 ‘정(情)’이 들었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공유하고 있다.
이제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나이가 되어 척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본다. 하루하루 큰 사람으로 자라나는 귀여운 딸이 있고,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데 오늘도 출근할 회사가 있다.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 등을 생각하며 직장에서 임원이 되기보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다음과 같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일 년에 한 번이라도 국내외 가족여행을 떠나는 것, 우리 딸이 건강하고 예쁘게 크는 것,
19년째 맞벌이하며 손목 건강이 좋지 못한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이 원하는 공방을 가지는 것, 어머니와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사는 것, 조금 더 욕심내자면 30평대 아파트에 살아보는 것. 아, 읽고 싶은 책을 평소 실컷 보는 것도 있다.
이제는 100세 시대다. 인생 2모작을 위해서라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남들이 다하는 건강검진 말고 내 마음이 잘 살고 있는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한 번씩 마음에 청진기를 대보고 마음검진을 해보자. 흔들리는 40대,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