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힘들고 지친 일상 속에서 하루 하루 버티는 우리를 위하여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평범한 20년차 직장인 입니다. <작가는 처음이라>,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토닥 토닥 마흔이 마흔에게> 작가 입니다.
40대, X세대를 응원하는 <토닥 토닥 마흔이 마흔에게> 저자가 책의 원고를 브런치 가족분들께 시리즈로 공개합니다
코로나 판데믹 시대, 위기의 ‘마흔’, 이제 진짜 나를 만나야할 시간
<토닥 토닥 마흔이 마흔에게> 스토리4_내 인생의 베이스캠프를 치자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을 처음 등정한 사람은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다. 그 후로 10년 동안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사람은 150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2009년 한 해에만 무려 465명이 정상에 오르는 등 최근에는 매년 수백 명이 정상을 밟는다. 우리 주변의 아마추어 산악인들도 팀을 이루어 정상까지는 못 가더라도 8,000미터 이상을 비교적 쉽게 오르내리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등산객이 너무 많아 산이 몸살을 앓는 정도라고 한다. 지구의 최고봉을 정복하는 사람들이 왜 최근에 많아졌을까? 등반 장비와 기술 발전 등의 이유가 있지만 진짜 비결은 베이스캠프 위치에 있다.
과거에는 2,000미터 지점에 설치하던 베이스캠프를 이제는 5,000미터까지 높게 설치한다고 한다. 2,000미터에서 시작해 정상을 오르는 것과 체력을 비축한 뒤 5,000미터 지점에서 사력을 다해 오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세상살이도 마찬가지다. 내가 정말 원하는 산, 아니 꿈을 정하고 최대한 그 근처에 베이스캠프를 쳐야한다. 그래야만 그 꿈을 정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먼저 내가 어떤 산을 원하는지 생각해 보자.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일도 좋고, 지금 현업에 하고 있는 업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밥벌이로 꾸역꾸역 하는 일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내가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다.
‘오르고 싶은 산을 결정하면 인생의 반은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나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자신의 에너지를 어디에 써야 하는가? 먼저 이것을 결정하는 것이 40년간 남의 인생을 살아온 마흔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이왕이면 사람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것,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그 분야 최고가 될 수 있는 것, 계속해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것, 식지 않은 열정을 평생 간직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내 산’이 되어야 한다. ‘99%의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무엇에 걸 것인가를 결정하지 않고 살아간다’라고 말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지적이 무겁게 다가온다.
마흔이란 역사를 살아온 당신은 이미 빛나는 별이다. 다만 그 빛나는 순간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아니면 빛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을 뿐이다.
오늘에 머물러 있는 사람, 그 자리에 안주하는 사람에게 빛나는 순간은 결코 오지 않는다. 저 먼 우주공간의 별을 찾아, 꿈을 향해 두 다리를 내딛는 사람만이 새로운 날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꿈을 찾았다면 다음에 할 일은 되도록 꿈 근처에 베이스캠프를 치는 것이다. 일 년여 전에 <라라 랜드(La La Land)>라는 영화를 보았다.
배우를 꿈꾸는 배우 지망생 미아 역의 엠마 스톤, 정통 재즈로 성공하고 싶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 역의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인 영화였다.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난 LA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열정을 알아보며 한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응원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은 법. 꿈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도 해보고 포기도 해보며 매일매일 흔들린다.
그러나 그들에겐 희망이 있었고, 꿈과 열정을 음악과 춤으로 아름답게 표현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아름다운 음악이 있는 로맨스로 불리는 <라라 랜드> 이야기다.
처음에는 뻔한 청춘남녀의 러브스토리인 것 같아 괜히 보러 왔나 하는 후회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주인공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연기와 정통 재즈 근처에 그들만의 베이스캠프를 치고 정상을 밟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사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마흔이 될 때까지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간절함과 실행력이 한참 부족했던 내 자신에게 이 영화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뮤지컬 영화 형식인 <라라 랜드>는 LA를 붙여 읽으면 LA LA(라라)가 되고, 영화의 배경이 LA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영화감독이 평소 로스앤젤레스를 꿈의 나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시간의 흐름처럼 그들의 사랑도 흘러간다.
사랑의 탄생이었던 봄에서 뜨거웠던 여름, 쓸쓸히 차가워져 가는 가을에서 이별을 맞이하는 겨울까지, 꿈 또한 계절처럼 그것이 순리인 듯 흘러가는 모습을 아름답게 꾸민 영화였다. 마흔 고개를 넘고 있는 우리들은 어느 계절에 살고 있을까?
마흔, 인생의 한 고비를 넘어온 중년의 우리는 어디에 베이스캠프를 쳐야할까?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나는 평소 소속된 직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부서에서 어떤 업무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어떤 대학을 나왔냐보다 어떤 학과를 전공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처럼. 대학교가 회사라면 학과는 부서가 될 것이다. 기획, 마케팅, 영업, 연구, 홍보, 디자인, IT, 회계, 인사, 교육, 총무 등등 많은 부서가 대학교의 학과라고 볼 수 있다.
평소 자신의 꿈이 현재 하는 업무와 일치하는 행복한 사람이라면 심플하게 자신의 업무에 전문성을 더 높이면 된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부서로 옮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40대는 관리자급이기에 평직원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은 인터넷과 유튜브 등을 통한 강의가 워낙 잘 되어 있으니 활용하길 바란다.
흔히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40대를 부표(浮漂)처럼 정처 없이 떠도는 세대라고 말한다. 자신을 전혀 챙기지 못하고 가족과 자신이 속한 조직만을 위해 앞만 보고 뛰고 있으며,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 고민하는 나날을 보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 100세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준비할 것이 많은 시기이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시대의 낙오자가 될 수 있다.
‘40대는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다’라는 말이 있다. 50대가 되면 사회적 사형선고인 정년퇴직이 기다리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한참 배울 자식들에게 교육비가 제일 많이 들어가는 동시에 70대를 맞는 부모님의 병원비와 생활비까지 본격적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지금야말로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다.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할 산을 정하고, 그에 맞춰 자신을 고쳐 나가야 한다.
이는 마치 에베레스트 산 정상을 코앞에 두고 베이스캠프에서 어떻게 정상을 정복할 것인지 전략을 고민하고, 장비를 점검하는 것과 같다.
가부장적인 가정환경에 자란 우리들은 그동안 ‘나의 나’ 보다 ‘남의 나’에 익숙한 삶을 살아왔다. 아버지의 아들로, 누군가의 남편으로, 아이들의 아빠로, 더 나아가 조직의 명함 뒤에 숨어서 나란 놈을 꽁꽁 묶어 왔다.
이렇게 되면 결국에는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내 행복을 맡기게 된다. 아이가 공부를 잘 하는가 마는가에 따라, 내가 어떤 지위에 있는가에 따라, 내가 사는 집의 가격에 따라 내 인생을 평가 당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손에 들었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라라 랜드>의 주인공처럼 치열하게 살기에는 삶의 고단함이 나를 짓누르더라도,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찾고 정복하기 위해 베이스캠프를 최대한 높이, 그리고 많이 치자. 영화 속 희망의 도시인 LA까지 가진 않더라도 내 주변에 나만의 ‘라라 랜드’를 한 번쯤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