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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기초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3

명군 조조와 맹장 장료

by 제갈해리

우리가 기업을 운영하거나 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타기업에 있는 뛰어난 인재를 자신의 회사로 영입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 우리는 그 인재가 자기 회사로 이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설득한다. 그 결과, 그 인재가 자신의 회사에 들어와 중요한 계약을 따내거나 훌륭한 업무성과를 올리게 되면 그 기업은 한층 성장하고, 큰 이윤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인재는 더 큰 업무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원년 멤버들과 함께 서로 합심해 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한다.

여기, 타 세력의 일개장수로 머물다가 아군에 영입되어 큰 전공과 성과를 낸 항장(降將:항복한 장수)이 있다. 그는 바로, 위의 무장 장료(張遼)다. 원래 장료는 병주자사 정원의 수하에 있던 장수로, 대장군 하진이 죽고, 서량의 동탁이 수도 낙양을 차지하자, 그의 수하로 들어갔다가 동탁이 죽은 후, 여포의 수하 장수로써 활약한다. 여포가 연주, 서주에서 조조와 다툴 때, 선봉에 서서 조조군을 막은 것이 바로 장료였다. 여포의 팔건장(八健將) 중 한 사람으로, 주로 장패와 함께 여포군을 이끈다. 여포가 조조와 유비 연합군에 의해 하비성에서 참수되자, 훌륭한 인재를 보는 안목이 뛰어났던 조조의 눈에 들어 조조군에 항복하게 된다. 처음에는 항장 출신이라 조조군 내에서 그에 대한 대우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점차 큰 전공들을 세워 후에 전장군(前將軍)의 지위에까지 오른다.


유비를 토벌하는 서주 정벌전에서는 하비성을 지키던 관우를 투항시키는 공을 세우고, 원소와의 전쟁에서는 관우와 함께 선봉에 서서 원소군의 안량, 문추에 대적한다. 관우, 서황과는 매우 친밀한 관계로 우애가 깊었는데, 관우가 조조군 내에서 공을 세운 후, 하북에 있는, 자신의 원래 주군 유비에게 되돌아가려 한다는 속내를 내비친 사람도 바로, 장료였다. 그는 삼국지연의에서 무인으로서 의리가 깊고, 사람됨이 강직했다고 평해진다.


그 후, 원가 사람들과의 하북 평정전에서는 조조군의 선봉에 서서 활약하는데, 유성 평정전에서는 선봉장이 되어 원상, 원희 형제 일파와 답돈의 군대를 크게 무찌른다. 적벽대전 이후, 악진, 이전과 함께 합비에서 동오의 침공을 막는 역할을 주로 수행한다. 손권이 십만 대군을 일으켜 장강을 넘어 합비 등지로 쳐들어오자, 장료는 평소 사이가 나빴던 악진, 이전과 의기투합해 소수의 정예 800명만으로 동오의 군주인 손권을 사로잡기 직전까지 갈 정도로 동오군의 진영으로 쳐들어갔다. 갑자기 장료가 습격해 오자, 동오의 장군들은 군을 제대로 통솔하지도 못하고, 맨손으로 칼과 창을 잡아 장료군의 공격을 막아내야만 했다. 이후, 장료가 쳐들어온다는 얘기만으로도 우는 아이가 울음을 뚝 그칠 정도로 동오에서 장료의 위엄과 위세는 대단한 것이었다. 이때, 조조는 서쪽을 지키는 일에는 같은 항장 출신이었던 장합을, 동쪽을 수비하는 일에는 그를 각각 배치해 서촉의 유비와 동오의 손권을 막아내며, 효율적으로 군대를 이끌도록 했다.


장료는 비록 여포군의 항장 출신이었으나, 악진, 우금, 장합, 서황과 함께 위의 오장군(五將軍)의 필두로 손꼽히며, 진수의 <정사 삼국지>에는 따로 그의 열전이 수록되어 있을 정도였는데, 그는 인물됨이 고고하고, 지혜로우며, 의리를 아는 무인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만약 조조가 여포군의 일개장수로 머물러 있던 장료를 포섭하지 않고, 그냥 참수해 버렸다면 삼국시대의 역사는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 아마 조조가 삼국시대의 영웅 중 일인자 자리를 차지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조조가 맹장 장료의 자질과 능력을 알아보았기에 장료가 '삼국지'라는 무대에서 큰 활약들을 할 수 있었고, 장료 역시 현명한 군주인 조조에게 충성을 다했기에 조조의 위나라가 삼국 중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었다. 과거 신분 질서 중심의 사회였던 중국 삼국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능력 중심 사회인 지금 시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고, 적재적소로 사람을 썼던 조조. 그의 용인술을 통해서 '위나라'라는 기업의 운명은 이미 밝은 내일로 정해져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인간관계의 기초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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