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먼저 지어두면 저자는 제목에 본문을 맞추기 위해 작업하는 내내 안간힘을 써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목은 마지막에 지어야 합니다.
제목은 마지막에 짓되 주제는 먼저 정해 놓아야 합니다.
아쉽게도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읽히지 않으면 끝. 서점에 수많은 책들은 내용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각자 몇 글자의 제목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심지어 브런치 메인만 봐도 제목이 나를 반길 뿐. 내용은 신비주의 그러니 제목이 중요하겠어요 아니겠어요. 그럼 그 제목은 언제 지어야 할까?
개인적인 경험이라면 글을 쓰는 중간쯤에 문장에서 많이 찾는다.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이 문장이 오늘 쓰는 글의 핵심이다. 하고 느낌이 오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그 문장을 다듬고 참고하기도 한다. 최근에 내 글 중에서 조회수가 가장 높았던 글들은 <로또 3등의 저주><가족 나이 합산 117살> <작가에 대해 질투가 난다> 이 정도 그중에 로또에 관한 이야기와 작가에 대한 질투의 이야기는 모두 글을 쓰던 문장에서 제목을 뽑았다. 가족 나이는 가족 수가 많으면 나이수가 높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주고 싶어 본문에는 없지만 만들어 놓은 제목이다. 세 글의 공통점은 처음부터 제목을 짓고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 시기상으로는 글의 완성에 가까운 시점에 제목을 지었다는 점이다. 다른 점은 제목을 짓는 방법은 글마다 조금씩 달랐다는 것.
이전 챕터에서 첫 문장에 힘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제목은 첫 문장 이전에 독자와 만난다. 제목에서 선택받지 못하면 첫 문장은 소용없다. 글의 주제가 월드컵 결승전쯤 된다면 첫 문장은 4강전쯤 제목은 지역 예선쯤 된다. 지역 예선 통과 없는 결승전이란 있을 수 없다. 책을 읽는 데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기에 중요도 역시 그에 따른다. 선택되어야 읽힌다. 제목으로 선택되고, 첫 문장에 호기심과 매력을 느끼고, 글을 꿰뚫는 주제에 감동을 받는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 없지만 비중을 조금씩 이동해 줄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