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핸드폰 이렇게 하면 내려놓는다

by 성준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따뜻한 국물에 반찬도 정성껏 준비했는데, 아이는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이제 그만 보고 밥 먹어." 부모의 말에 아이는 화면을 보며 대충 대답한다.

"엄마, 나 유튜브 보면서 먹을 건데." 엄마는 한숨을 쉬고, 아빠는 밥숟가락을 내려놓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식탁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집에서도 대화가 줄어들고, 아이는 휴대폰이라는 또 다른 세상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부모가 아이에게 말을 걸어도 반응은 건성이다. "응, 알았어." "아, 좀 이따가." 대충 대답하고 다시 화면으로 돌아간다. 뭔가 더 얘기하려고 하면 짜증 섞인 한마디가 돌아온다. "제발 좀 그만 말해." 부모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게 되고, 아이는 휴대폰 속에서 더 오래 머무른다. 갈등은 깊어지고, 부모는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을 점점 잊어간다.


휴대폰을 빼앗아 보면 어떨까. 처음엔 화를 내다가도 결국 참을 수 없이 다시 찾으러 올 것이다. "엄마, 나만 못 하게 하는 거야? 다른 애들도 다 하는데 왜 나만 그래?" 아이들의 세계에서 휴대폰은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친구들과의 연결고리다. 수업 자료를 찾고, 게임을 하고, 소셜미디어에서 소통한다. 부모는 휴대폰을 '중독'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그것이 '일상'이라고 여긴다. 이 간극을 어떻게 좁혀야 할까.


부모들은 고민한다. 휴대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싶은데, 말이 통하지 않는다. "너 게임 몇 시간째야?"라고 묻는 순간, 아이는 방어적으로 변한다. "아, 좀 그만해! 친구들이랑 하는 건데 왜 그래?" 그 순간부터 싸움이 시작된다. 아이는 휴대폰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더욱 몰입하고, 부모는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답답해진다. 이렇게 대화가 단절되면, 결국 휴대폰이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관계를 더 멀어지게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많은 부모들이 휴대폰 사용 시간을 줄이려고 한다. 하루 1시간, 2시간, 아니면 주말에는 금지? 그런데 이런 방식이 과연 효과적일까. 아이들은 부모의 눈을 피해 더 몰래 사용하려 들고, 휴대폰을 못 하게 하면 오히려 집착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휴대폰을 얼마나 사용할까'가 아니라,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정하는 것.'


이렇게 접근하면 어떨까. 하루 중 휴대폰을 내려놓아야 하는 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밥 먹을 때는 휴대폰을 내려놓기. 잠자기 전 1시간은 휴대폰을 하지 않기.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기. 단순히 '하지 마'가 아니라, '이 시간만큼은 하지 않기로 하자'라고 정하는 방식이다. 아이가 스스로 정한 규칙이라면 지킬 확률이 높다.


휴대폰을 줄이는 게 아니라, 휴대폰 없이 보내는 시간을 먼저 만드는 것.


이 방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강압적인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금지'라는 단어는 강한 반발을 불러오지만, '이때만큼은 하지 않기로 하자'는 합의는 받아들이기 쉬운 제안이 된다. 예를 들어, "저녁 먹을 때는 가족끼리 대화하는 시간이니까 휴대폰 없이 지내자. 대신 저녁 먹고 나서는 자유롭게 해도 돼." 이렇게 하면 아이도 억지로 통제당하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부모도 함께해야 한다. 아이에게만 내려놓으라고 하면 통하지 않는다. "우리도 저녁 시간에는 휴대폰을 내려놓자." 부모가 먼저 내려놓으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그게 진짜 효과를 발휘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휴대폰 없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식사 시간에는 하루의 하이라이트를 공유하거나, 휴대폰 없이 산책을 하거나, 함께 요리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이가 휴대폰 없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자연스럽게 의존도가 줄어든다.


강제로 줄이면 더 집착한다. 하지만 부모가 휴대폰 없이 보내는 시간을 만들고, 그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된다. 중요한 건 휴대폰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 없이도 괜찮은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휴대폰을 내려놓기 어려워한다면, 그 이유를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휴대폰이 단순한 오락 도구가 아니라, 아이에게 정서적인 위안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또래 관계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휴대폰을 붙잡고 있을 수도 있다. 단순히 '하지 마'가 아니라, '왜 그렇게까지 휴대폰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느 날 아이가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엄마, 오늘은 나도 휴대폰 없이 저녁 먹을래." 그 순간이 오면, 휴대폰은 더 이상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우리 가족이 함께 규칙을 만들어가는 도구가 될 것이다. 그렇게 아이와 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휴대폰이 없는 순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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