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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허기와 가짜 배고픔

알코올중독자의 심리적 특징

중독자가 가지는 심리적 결핍, 부족감은 가짜 배고픔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알코올중독자는 술을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탐욕도 많다. 물론 술을 마시는 주취기간에는 음식을 소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술만 마신다. 술 외에는 어떤 것도 속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회복기에도 두유나 이온음료 같은 음료수 정도나 겨우 마실 수 있지 고형물로 된 식사는 하기 어렵다.      


마셨다가 멈추었다가 하는, 즉 단주와 음주를 일정기간을 두고 반복하는 알코올중독자의 경우 술을 마시지 않는 시기에는 일반적인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중독자의 식사는 규칙적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침, 점심, 저녁을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서 먹는 것과 별개로 수시로 음식을 먹기도 한다. 자주 간식을 먹거나 늦은 시간이나 새벽과 같이 보통 사람이 음식을 먹지 않는 시간에도 불규칙적으로 음식을 먹는다. 새벽 3시에 냉장고 문을 열어 먹을 것을 찾거나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서 음식을 조리하는 중독자를 이해할 수 있는가? 이것은 중독자의 무질서함이 먹는 것에 대해서도 나타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생활리듬이나 패턴이 규칙적이지 않고 무계획적이기 때문에 수시로 먹고 싶을 때 먹으려고 하는 것이다.      


배가 고프다는 생각은 수시 때때로 중독자에게 찾아온다. 허기지다는 느낌이 들면 무언가 먹을 것을 찾게 되지만 사실 냉정히 따져보면 객관적으로는 배가 고플 상황이 아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저녁을 충분히 먹은 경우에도 돌아서면 배가 고파한다. 이것은 실제적인 배고픔이 아니라 ‘가짜 배고픔’이다. 심리적인 결핍이 식욕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무엇을 먹고 위장을 채움으로써 심리적인, 영적인 허기를 메우려는 보상심리이다. 마음속에 배고픈 아이, 충분히 먹지 못한 아이가 있어서 계속 먹으라고 더 먹으라고 또 먹으라고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아무리 먹어도 이 아이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독자는 계속 먹는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가짜 배고픔을 보는 영적인 견해가 있다. 우리를 파멸로 몰고 가려는 의도를 가진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원래의 인간은 신과의 관계 속에서 안전하고 충만했지만 이런 인간을 죄에 빠뜨리려고 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탄이다. 종교적인 견해에 대해 비과학적이라고 치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과학이나 지식으로 중독을 고치고 치료하지 못하고 중독의 진짜모습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영적인 문제라는 것에 동의를 하게 될 것이다. 아직 잘 모르겠다면 조금이라도 열린 마음을 가지고 따라와 보길 바란다. 기꺼이 따라가 보려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하다. 


이 사탄은 힘이 있고 간사하며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찾아 세상을 돌아다니는 존재다. 한 명이라도 더 꾀어내어 타락시키고 죽음에 이르게 하려 한다.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비집고 들어와 인간을 파멸시키려 한다. 이 사탄에게 없는 것이 육체이다. 그래서 사탄은 인간의 육체를 탐내는 것이다. 사람의 몸 안에 들어와 그 사람을 차지하고 스스로 채우지 못하는 육체의 욕구를 대신 채우려 한다. 술을 마시고 또 마시게 하고 음식을 먹고 또 먹게 하고 마약을 하고 또 하게 하고 성행위를 하고 또 하게 한다. 이것은 알코올중독뿐만 아니라 성중독, 마약중독, 게임중독 등등 모든 중독에 해당하는 기본원리이기도 하다. 왜 중독자가 물질이든 행위든 쾌락을 위해 반복하는가? 이것은 우리의 몸을 통해 육체적 쾌락을 얻고자 하는 사탄의 계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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