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8,9일차
자가격리의 끝자락이 다가오고 있다.
내일 관할 보건소에 가서 음성판정을 받으면 목요일 정오를 기준으로 해제가 된다.
집에 계속 있다보니 초 4인 아들을 집중해서 보게된다.
주말을 함께 지낼땐 아이의 별다른 일정이 없다.
그냥 밀린 숙제 조금 해결하는 수준이다보니 크게 걱정스러운 마음이 없었다.
(물론 아이의 친구라 불리는 아이들도 부모의 통제가 되니 한결 필터링 되어있고)
아이의 평일을 지켜보니 말문이 막힌다.
학원을 많이 다니는 아이는 아니지만 학원 시간은 곧잘 맞추어 이동을 한다.
문제는 자유시간.
우선 왜 게임을 스피커폰을 틀어놓고 노래를 하면서 하는지 모르겠다.
멀리서 듣고만 있어도 머리가 지끈지끈.
엄마가 집에 있다고해도 개의치 않는다.
우리때는 그래도 엄마나 아빠가 있다고 하면 목소리를 줄이던가 급히 전화를 끊던 기억이 나는데..
심지어 수신자 부담으로 전화도 온다.
와.... 군대간 남친이 전화하던 20년전에 수신자부담이후 처음 본 듯.
분명한 건 그 친구들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내가 우리 아이와 익히고 배워나가야 할 것이 더 많다는걸 의미 할 뿐이다.
다만 이번 기회에 정확히 현실을 알게 되었다.
무조건 반대, 억압, 일방적인 가이드를 주는 엄마가 되고 싶지는 않은데 어렵다.
쎄한 분위기를 아들이 감지했는지
"이제 내일 만나자, 오늘 많이했어, (상대가 뭐할꺼냐고 묻는듯) 이제 자야지" 하는걸 보니 그래도 눈치가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런데 상대 아이는 신경쓰지 않고 그냥 오락을 하며 계속 비명을 지르고 얘기를 한다.
또 누군가 게임 파트너를 찾겠지.
"상대가 원하는거, 곤란한 걸 제대로 봐주는 않는 사람은 너의 친구가 아니야, 건강한 관계가 아니야"
이렇게 말해봤자 꼰대이고 엄마의 갑질이고 말하다보면 또 성질이 나니 꾹 참는다.
얜 마흔살이 아니니까.
그래도 내가 자가격리를 하며 시간관리나 스마트폰의 통제가 조금 되는 느낌인데,
다시 출근을 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게 옳은지 고민이 드네.
그래서인지 아들은 "엄마가 출근을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거아니?
그럴수록 엄마는 안 나가고 싶어! ㅎㅎ
눈치 빤한 우리아들 참 예쁘다!
우리 회사는 한달에 한번 전사 미팅을 하고 그게 오늘이었다.
줌으로 만난 오늘,
사내 집단 감염으로 번지지 않은 건 생활위생과 마스크를 착용해 준 여러분 덕이다. 고맙다고 한다.
어딘지 으쓱으쓱 -.-
역시 나의 1순위 사랑의언어는 '인정의말'이었어.
내일 간만에 신발을 신고 바깥으로 나간다.
사전문진표도 작성해서 제출했고 내일 시간 맞추어 보건소를 방문하면 된다.
탱크도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그런데그런데... 허리가 아프다.
끄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