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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S Aug 05. 2021

당연한 것에 감사하게 되다

자가격리 10일차 그리고 해제


보건소 담당 직원분이 자가격리 해제를 위한 검사 안내차 전화를 주셨다.

나의 예약 시간은 15:20

혹시 예약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도 되는지 문의를 했으나 오늘만도 나같은 사람이 50명이라 정해진 시간에 가는게 좋다고 하신다.

- 이 분은 그러면 지금 50명에게 전화를 하는건가 ;;; -

세상에 50명이라니...


- 지하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안된다. 그런데 택시는 가능

- 옆 구청에 주차를 할 순 있지만 주차비는 내셔야한다.

- 오늘 반드시 보건소만 다녀와야지 절대 다른 곳을 가시면 안된다고 신신당부

- 끝이보이니 조금만 참으시라는 위로도 잊지 않고 건내신다.


지금 마음 같아선 탱크도 끌고 외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 탱크의 주차가 어려울 수 있다고하니 급 망설여지는 마음.

아침에 로드뷰도 보면서 연습했는데.. 이런 그 시간이 아깝구먼!




신발 신는게 이렇게 감격스러운지 몰랐다.

그런데... 그런데 허리가 너무 아파....

자가격리 하게 되었을 때보다 더 기분이 나쁘다.


아픈 허리를 붙잡고 유독 타이트하게 검사를 받고 꾸역꾸역 돌아온다.


열흘만에 만난 바깥은 여전히 더우나 순간순간 찬바람이 불고 그러나 여전히 더웠다.

시원하게 아이스라떼 한잔을 마시고 싶었지만 반드시 바로 댁으로 가셔야 한다고 신신당부 하는 분들이 떠올라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구청에서 제공하는 시원한 물 하나 챙겨서 고고고.


그런데 심상치 않다 허리가... ㅠㅠ




드디어 검사결과가 나오는 11일차



확진자의 사례를 보니 양성인 경우 '음성 안내' 문자보다 전화를 먼저 준다.

그런데 문자를 받기도 전에 전화가 오는게 아닌가?

나 냄새도 잘 맡는데....


가슴이 쿵쾅쿵쾅 "음성이니 축하드린다. 그래도 12시까지는 절대 바깥에 나가면 안된다"는 안내 전화였다.

뒤이어 음성 안내 문자가 온다.


휴....

이렇게 나의 슬기로운 자가격리는 끝이 나고 있다.



자가격리가 끝나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바로 '정형외과'

허리가 아픈건 물론이고 왼쪽 자리저림 증상이 느껴진다.

정말 간만에 느끼는 고통과 공포감이었다.

나는 자가격리 후 디스크를 얻는건가라는 방정 맞은 생각만이 가득했다.


아자아자 나쁜 생각하지말자.

느릿느릿 만삭의 임산부처럼 병원에 가니 다행히 디스크는 아니라고 한다.

휴...

코로나 음성 소식만큼이나 정말 다행이다 ㅠㅠ



오늘 오전 내 옆자리의 확진자는 오늘 집으로 돌아간다고 전화가 왔다.

돌아갈때는 택시로 각자 알아서 가야하고 (자기는 8만원쯤이라고) 권고격리를 하다가 코로나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꼭 당부를 한다.


팀장님, 코로나 정말 조심하셔야되요. 정말 무서운거에요



몸이 아프지 않음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살았던 나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지구가 병들어서인지 (둘 다겠지)

당연한 것들을 지키며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시대이나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나의 자가격리시대를 끝이 났다.

그런데 그 여파는 크다.


눈에 띄게 통통해진 팔, 허벅지, 뱃살과

디스크는 아니지만 꽤 아픈 이 허리 통증은 남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모든 것에 감사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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