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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의 미소

by 밤과 꿈 Jan 08. 2025


 외할머니의 호롱불은 깊고 그윽했다


 담벼락을 넘어 불어오는 칼바람에

 문풍지 떨리는 소리를 듣는

 호롱불의 미세한 흔들림이 아름다웠고

 호롱불이 만드는 그늘이 좋았다


 바람 소리에 뒤섞여 간간이 들리는

 개 짖는 소리가 다급할수록

 군불 지핀 안방은 아늑했고


 겨울이 익어가는 아랫목에

 두 손을 녹이며 바라보는

 외할머니의 잔잔한 미소가

 낮은 조도(照度)에서 더욱 빛이 났는데


 그때 본 외할머니의 주름진 미소는

 어머니의 미소와 영락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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