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래는 메말라 새된 소리로
가망 없는 사랑을 읊조리고 있었다
나직한 중저음에 묻어나는 절망으로
내 노래가 공허하게 들릴 때
더 이상은 노래를 부르지 못하리라
예감하고 스스로 목을 닫았지만
선율은 마르지 않는 그리움이 되어
내 노래는 마음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리움은 마음으로 흐르다 범람하고
마음에 부르는 내 노래는
밤하늘처럼 넓고 깊어
마르지도 그치지도 않을
영원을 향한 울림이 되었다.
NOTE
마음을 남기고 사랑이 떠나갈 때 느끼는 것은 절망이 아닌 무력감이다.
결별의 마지막 순간까지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자존심이다.
부끄럽게도 자존심으로 해서 절망하지 않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살아도 떠나간 사랑은 오래 덧나는 상처로 남고
비로소 상처가 아물 즈음 새살이 돋듯 복받치는 그리움이 마음에 범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