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월이다
해마다 맞이하는 사월에
나는 생각한다
피어나는 꽃에 마음을 빼앗겨
깨어나는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꽃그늘에서 마음이 머물던 시절을
해마다 사월이면
나는 생각한다
여전히 꽃은 지천이었지만
마음에 이는 열정을 못 감당해
일찍 마음에서 시들었던
갓 피어난 한 송이 꽃을
지금도 마음에는
잔불 같은 열정이 떠올라
나는 생각한다
활짝 피어보지도 못한 채
시들어야 했던 한 송이 꽃을
사월에, 아픈 마음으로.
NOTE
꽃이 지천으로 피는 사월이면 마음에 바람이 분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봄바람이 아니라 슬픈 봄바람이 마음에 불어온다.
화사한 봄날을 거역하는 청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