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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꽃비가 흩날리고

by 밤과 꿈


부는 바람을 따라

꽃비가 서럽게 흩날리더라


돌아서는 등 뒤로

짧았던 절정의 시간이 남긴

아쉬움은 별 대책이 없었고

꽃으로 해서 환했던 봄빛이 저 멀리

산복도로에서 주춤거리고 있더라


차마, 바라보는 마음까지 아플까

보람 없이 지는 꽃을 등질 때

서러운 꽃비는 죽비가 되어

마음도 아프게 등짝을 내후리더라


부는 바람을 따라

흩날리는 꽃비가 서러워서

마음이 쓰리도록 몹시 아프더라





NOTE


삶에는 보이는 것과 다른 이면이 있다.

삼라만상도 그와 같아서 이면이 있다.

봄날에 만개하는 꽃의 화려함, 그 이면에는 곧 화려한 시간이 흘러 보내는 서러움이 있다.

꽃의 화려함이 짙을수록 서러움도 커서 숨 막히게 아름다운 봄꽃에게서 짧은 절정에 대한 강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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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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