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하다
빛바랜 사진첩에 갇힌 지난 시간들이
아프게 오늘을 견디고 있다
오래 탈혼 하지 못한
아프고 아픈 시간들이 녹아내리는
해 저물녘
서둘러 어둠이 내리는 바다에 서서
태고에 시작된 고요를 마주한
사람이 맡는 물비린내
파도에 휩쓸려 밀려오는 비린 시간들
아프고 비린 생(生)의 모든 국면이
눅눅하다
NOTE
지나고 나면 흘러간 시간 모두가 풍경이 된다.
비록 그 풍경이 밝지 않더라도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니 소중하다
시간에 스친 상흔까지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