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구서분교 앞 사거리~암아교차로/16.0km/5:30/보통
- 시점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마전리 93 (마전교 부근)
- 종점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근곡리 99-2 (암아교차로 부근)
두루누비 사이트에서 가져온 코스의 기본 정보입니다. 저의 남파랑길 걷기는 구간별로 경로 중심으로 정리를 하면서 주요 포인트에 대한 간단한 느낌을 적습니다. 지나온 경로를 기억하기 위한 용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다.
어제 저녁 무렵에 숙소를 찾느라 좀 헤맸다. 원래 예정했던 숙소는 오늘 걸을 구간의 중간에 자리한 진동리 면소재지에 있을 어느 곳으로 생각을 해두고 있었다. 11구간의 시점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하고, 종점에서 다시 회귀하기도 편리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근처에서 숙박을 할 생각이었다. 지도상으로 보이는 몇 안 되는 모텔 혹은 여관은 모두 고만고만해 보여서 숙박을 할 곳을 정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현지에 가서 찾아보기로 했다. 막상 진동면 소재지로 와서 숙박업소 몇 군데를 찾아다녀보니 실제로는 없어진 곳도 있고, 어떤 곳은 너무 낡았는 데에 비해서 가격이 적당치 않다고 생각되었고, 어떤 곳은 너무 작은 여인숙인 경우도 있었다.
선택을 못하고 한참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다. 적당한 숙소도 못 찾고 시간만 흘러 버려서 늦은 점심을 먹을 시간 조차도 더 늦어졌다. 배는 고플 대로 고파졌다. 할 수 없이 식당부터 먼저 검색했는데 식당도 마땅치 않다. 외곽의 도로변에 있는 국밥집 한 군데를 정해서 그곳을 찾아갔다. 면 소재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대략 10분 정도 걸리는 곳이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오늘 점심식사를 거른 것을 채우기라도 할 듯, 포장 메뉴로 눈에 들어온 제육볶음까지 주문해서 챙겨 들고 식당을 나섰다.
결국 숙소는 12구간의 중간에 있는 무인모텔로 낙점했다. 무인모텔이니 아마 최신 시설일 것이라 생각했고 가격도 딱 모텔 수준의 가격이어서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면 소재지의 버스정류장에서 또 다른 방향으로 10여 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맥주 몇 병을 샀고, 모텔에 들어가서 야식까지 챙겨 먹고 일찍 잠을 청했던 터였다. 어제 동네를 헤매고 돌아다녀 본 느낌으론, 아침 식사를 할만한 곳도 적당치 않을 성싶었다. 어제 편의점에서 사 온 컵라면 하나로 숙소에서 간단히 아침 요기를 했다.
진동리로 돌아가서 차를 작은 버스터미널 근처에 주차했다. 시내버스로 어제의 종점이자 오늘의 시점인 마전 입구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막상 정류장에 와서 버스 시간을 확인해 보니 버스 배차 간격이 길다. 아쉽게도 좀 전에 한 대가 출발을 했고, 다음 버스는 최소한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된다. 아, 이런...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다시 타고 마전 입구 버스정류장 근처로 갔다. 근처에 차를 세워둘 곳이 없다. 시골인데도 별로 여유로운 터가 없는 데다가 동네 길에도 세워두기가 애매했다. 구산분교 주차장을 확인해 보니 차가 한대도 주차되어 있지 않고, 텅 비어 있다. 내 생각으론 이 시간이면 선생님들은 모두 출근을 하셨을 시간인데 주차장이 이리 여유 있으면 내 차 한 대 정도는 오후까지 세워두어도 괜찮겠다 싶었다. 마음 편하게 주차까지 하고 나니 어느덧 시간은 8시 30분이 되어 있다.
분교 주차장이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나의 오산!
오후에 도보를 거의 마칠 무렵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 학교 선생님이시다. 차를 장기주차하면 안 된다고... 오후에 찾으러 갈 거니 양해를 구한다고 하니, 며칠 동안 장기주차해 둔 차가 아니냐고 다시 묻는다. 아마 오해를 하신 모양이다. 오늘 아침에 차를 주차했고 오후에 차를 가져갈 것이라 하니 알았다고 하신다. 내가 주차하던 시간에는 아마도 선생님들이 출근 전이었던 모양이다.
구서분교 앞 사거리에 있는 마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을 했다. (am 8:35)
이 구간은 인도가 없는 도로를 따라 가벼운 오르막을 걷는 걸로 시작한다. 커다란 벚나무가 가로수로 심겨 있는 도로는 차가 빈번하게 다니면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월요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차량의 왕래가 거의 없다.
도만마을을 지나면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0:11, 0.8km)
오르막은 대략 1km를 지나는 지점에서 경사가 높아져 600m 정도를 올라가야 된다. 그 와중에 길가에 심긴 수국들이 엄청 싱싱하다는 생각... 저 정도로 이파리가 진한 녹색인 수국은 쉽게 볼 수 없다. 길가에 수국들을 심어 놓는 것도 남해에서 보게 되는 풍경 중의 하나이다.
숨차게 올라온 오르막은 짧게 끝이 나고 내리막이 시작되는 길에 남해바다가 보인다. (0:22, 1.7km)
좀 더 낮은 곳에서 바라 보이는 바닷가 마을의 모습 (0:30, 2.2km)
제말 장군 묘에 도착해서 묘를 둘러보았다. 처음 들어보는 장군의 이름. 자료를 찾아보니 임진왜란의 의병장이고, 고성 출신으로 제씨(諸氏)의 시조라고 한다. (0:40, 2.5km)
제말 장군은 무과에 올랐고, 선조 25년인 1592년에 의병장으로 웅천, 정암, 김해, 현풍, 의령, 문경 등지에서 크게 공을 세웠다. 선조 26년인 1593년에 성주목사로 제수되었고 성주 전투에서 왜적을 토벌하다 그 해에 전사했다. 안타깝게도 묘는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 같다. 제초라도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오래된 비석, 묘 주위의 조경을 보면 처음에는 제대로 챙겨서 가꾼 것 같은데, 일 년에 몇 번만이라도 풀을 깎아주면 깔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 바다가 환히 보이는 자리에 있어서 자리도 참 좋은 것 같다.
여기서 길은 바다를 향해 이어진다.
[구간 요약]
마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인도가 없는 평탄한 차도를 1km 정도 따라 걸으면 숨찬 오르막이 약 600m 이어지고 이후부터는 내리막이 제말장군묘까지 이어진다. 왼편으로 간간이 남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오래된 벚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어서 여름에도 그늘길을 만들어 줄 것 같고, 평일에는 차량 통행량이 거의 없어서 크게 위험하지 않은 구간이다.
제말장군묘 입구를 지나치면 곧바로 바다로 향하는 농로가 좌측에 나온다. 바다를 향해 농로와 주택 사이로 하향하면서 걷다 보면 바다와 만나게 된다. (0:51, 3.3km)
바다와 만난 후 오른쪽으로 꺾어서 잠시 걸으면 다구항, 다구방파제가 나온다. (0:58, 3.6km)
항구가 있는 작은 마을의 끝단에서 숲길이 시작된다. 인적이 드문 듯, 초입에 아주 울창한 수풀들이 짧게 이어진다. (1:00 3.8km)
좁은 수풀로 이어지던 나지막한 오르막은 어느 문중의 잘 가꾸어진 넓은 묘소 옆을 지나가는데, 묘소를 지나면 넓은 산길로 바뀌면서 평탄해진다. (1:10, 4.4km)
숲길과 임도로 이어지던 길은 약 2km 정도로 끝이 나고, 다시 마을에서 시작되는 2차선 도로가 시작되면서 차도를 걷게 되지만 차량 통행량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불편하지는 않았다. (1:28, 5.7km)
이어지는 주도항을 지나치고 있다. 길은 주도마을을 뒤편을 오르락 내리락으로 통과하는 차도를 따라 이어지게 되어 있어서 걸어가면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1:33, 6.0km)
주도마을을 지나치면 바로 광암해수욕장으로 진입하는 길로 접어든다. (1:43, 6.7km)
광암해수욕장은 창원에서 유일한 해수욕장이라고 하는데, 해수욕장에는 주민들이 여름 시즌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작고 깔끔한 느낌의 해수욕장 풍경이 오랜만에 편안한 느낌을 준다.
광암해수욕장을 지나면 곧바로 이어지는 광암항. (1:49, 7.0km)
[구간 요약]
제말장군묘에서 하향하는 농로와 바닷길로 1.1km를 걸어가면 다구항이 나오고, 다구항에서 숲길로 2.4 km를 걸으면 주도항이 내려다보이는 주도마을 뒤편의 차도로 이어진다. 이 도로를 따라가다 광암해수욕장으로 접어들어 광암항으로 이어지는 길은 약 1.0km이고 전반적으로 길은 평이하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하게 이어진다.
광암항에서 광암마을 방향으로 잠시 걷다 보면 왼편으로 이어지는 바닷가길이 나온다. '힐링로드 777'이라는 이름의 광암 해안길이다. 힐링로드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조용한 해안가 도로인 것과 주민제안사업으로 지원을 받은 듯, 약간의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설치물들이 있는 정도이다. (2:05, 7.7km)
디자인이 되어 있는 길을 약 800m 정도 걸으면 포토죤으로 삼을 수 있는 조형물이 있는 바다 전망대 겸 쉼터가 나온다. 길이 적막하다. 왼편으로 보이는 남해 바다와 섬들도 너무 적막하게 보여서 마음이 외로워지는 구간이다. (2:18, 8.5km)
힐링로드의 마지막에는 진동119안전센터가 있고 여기서 길이 왼편으로 이어지면서 진동면 소재지의 안쪽으로 접어든다. (2:24 8.9km)
시골의 느낌이 살아 있는 진동전통시장 (2:29, 9.2km)
진동교차로에서 좌측으로 꺾어서 사동교를 넘어서면 고현마을을 향해 간다. 진동교차로 주변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어제 저녁 무렵에 이 주변을 몇 바퀴 돌았지만 결국 숙소를 못찾은 그 곳이다.
고현마을로 가는 길. 옛날에 현이 있었던 마을이라 해서 '고현'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고현마을로 가는 길은 바닷가와 나란하게 놓여진 길을 따라가는 걸로 시작한다. (2:39, 10.0km)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작은 동산이 하나 나온다. 지도에는 '개구리산'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온 산이 큰 바위 덩어리였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절리가 생겨 분화가 되어 마치 작은 바위들이 쌓인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언듯 보면 네모 모양의 큰 바위들을 쌓아서 만든 동산 위에 나무들이 자란 듯한 형상이다.
개구리산을 돌아 나오면 진동물재생센터가 있고 다시 길은 바닷가로 와서 짧은 숲길로 이어지는데, 입구에 고현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다는 유적지 안내판이 있다. 그 옆의 '우해이어보'라는 안내판에서는 어종 안내를 하고 있다. '우해(牛海)'라는 것은 진해 앞바다를 이르고, '우산(牛山)'은 진해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3:05, 12.0km)
짧은 숲길을 돌아 내려서면 바로 고현어촌체험마을이 나온다. (3:17, 12.6km)
고현어촌체험마을에서는 공룡 발자국 화석도 보고, 어촌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도 챙겨 보면 좋았는데, 평일에 관광 시즌이 되지 않아서인지 마을 전체가 조용한 편이어서 그냥 지나쳤다. 미더덕만 특화된 판매장이 있을 정도로 고현마을은 미더덕이 특산물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구간 요약]
광암항에서 바닷가를 따라서 걷는 길은 평이하고 대부분은 광암해변에 조성된 힐링로드가 있어서 깔끔한 편으로 1.9km 정도로 진동119안전센터까지 이어지고, 진동119안전센터로부터 고현마을로 접어드는 해변길까지는 진동면 소재지를 걷는 차도변이 1.1km가 이어진다. 고현마을로 가는 길은 바닷가 길과 짧은 숲길이 교차되면서 고현어촌체험마을까지 2.6km 이어진다. 이 구간은 일부가 숲길이고 전반적으로 평지로 되어 있는 길이다.
고현어촌체험마을을 지나면 길은 장기마을로 이어진다. (3:26, 13.2km)
장기마을의 끝자락에서 엄청난 크기의 당수나무 두 그루를 만났다. (3:30, 13.5km)
가만 보니 장기마을을 통과해서 다음 마을인 뒷개마을까지 이어지는 길 이름이 재미있다. '미더덕로'
미더덕이 얼마나 유명하면, 길 이름도 '미더덕로'로 지어 놓았네...
장기마을 지나서 뒷개마을을 지나면서 만나 어느 댁의 멋진 대문 풍경이다. 무언지 모를 넝쿨들을 멋지게 키워놓은 위에 능소화가 덮어 나가고 있다. 저게 도대체 무엇이길래 저리 멋지게 키워놓았을까, 궁금증이 발동한다. 마침 대문 안쪽에서 작업을 하시는 연세가 지긋하신 어른께 이 넝쿨이 무엇인지 여쭈어보았다. '마삭줄'이라고 하신다. 꽃이 피어날 때면 향기도 그리 좋다고. 아, 마삭줄을 이렇게 키울 수도 있구나 싶었다.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사진 좀 찍어도 되겠냐고 다시 한번 여쭈니, 안 그래도 다른 분들도 많이 찍어 가신다고... 참 감탄스러운 솜씨에 감탄을 연발하면서 인사를 드리고 물러난다. (3:36, 13.6km)
이 마을의 끝에는 예사롭지 않게 큰 정원이 하나 있다. 안을 들여다보면서 앞쪽으로 나가보니 농원이라고 간판이 붙어 있다. 제법 넓은 터에 나무를 키우는 농원이 있어 보기가 좋은데, 조금 더 나가니 다음 마을이 이어진다. 이어지는 마을은 선두마을이다. (3:43, 14.2km)
선두마을을 지나면 잠시 숲길이 시작되면서 작은 언덕을 하나 넘는데, 초입에 경사가 가파른 할딱 고개를 올라서 평이한 숲길이 잠시 이어진다. (3:54, 14.9km)
언덕을 넘어서면 곧바로 작은 공장지대를 만난다. 마을과 공장 사이로 나있는 길을 따라서 공장지대를 벗어나면 그 끝자락에 능소화를 지지하기 위해서 세워놓은 울타리가 있다. 철제 울타리로 능소화를 지지해서 크게 키워보겠다는 의도인 것 같은데, 이런 시설물은 여기서 처음 보는 것 같다.
공장지대를 벗어나면 곧바로 율티마을이 이어진다. 율티마을은 이 구간에서 만나는 마지막 마을이다. (16.0km)
율티마을의 마지막 부분에서 4차선 도로를 만나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 곧바로 이 구간의 종점인 암아교차로이다. 종점 안내판은 암하참복집 앞에 세워져 있다. (4:15, 16.6km)
[구간 요약]
고현어촌체험마을에서 장기마을을 거쳐 선두마을에 이르는 1.6km의 길은 평이한 바닷가 길이다. 선두마을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는 숲길은 가파르지만 짧은 길이고, 이후에는 작은 공장지대를 거쳐 종점인 암하교차로에 이르기까지의 2.4km는 평이한 마을길이다.
이 구간은 대체로 평이한 길이 이어지는데, 광암해수욕장과 고현어촌체험마을에서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어제저녁에 숙소 때문에 진동면 소재지에서 헤매기도 했지만, 광암해수욕장 주변에는 오히려 숙소가 더 많이 있다. 이 구간의 도보를 마친 후 회귀는 버스 시간이 잘 맞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결국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일시
2024년 7월 8일(월)
시점 출발 / 종점 도착 / 소요 시간
오전 8시 00분 / 오후 12시 30분 / 4시간 30분
주요 경로
마전 입구 - 도만마을(0.8km) - 장고개 - 제말장군묘(2.5km) - 다구항(3.6km) - 주도항/주도마을 뒷길(6.0km) - 광암항(7.0km) - 광암해변 힐링로드 777(7.7km) - 진동119안전센터(8.9km) - 고현어촌마을(12.6km) - 장기마을(13.2km) - 선두마을(14.2km) - 율티마을(16.0km) - 암하교차로(16.6km)
도보 거리
16.6km
난이도
'보통' 수준
주차
구서분교 주차장 (주차 여유 없음)
숙소
해당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