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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Jul 04. 2023

예민함 파헤치기 2

오카타 다카시의 <예민함 내려놓기>

내가 예민함을 모두 내려놓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저 예민도를 떨어뜨려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래서 하루라도 평범한 일상을 긴장 없이 누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불안이 높아지면 예민함이 극에 달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나에게는 나 자신을 알아가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오카타 다카시가 계발한 예민함 체크리스트는 예민함을 구성하는 6가지 요소 중 내가 어떤 영역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 보는 데 도움이 된다. 나 자신의 예민함지도를 그려볼 수 있다. 총 8개의 섹션으로 되어 있는데, 섹션 7,8은 예민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예민함에 따르는 경향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생활장애지수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니 함께 해 보는 것이 좋다.


>> 각 섹션에 해당되는 항목 개수만큼 점수로 환산


섹션 1(신경학적 예민함-감각과민)

큰 소리에 약하고 갑작스러운 소음에 과하게 놀란다.

사람이 많은 곳이나 시끄러운 장소에 가면 극도로 피곤해진다.

냄새와 맛, 감촉에 민감해서 싫어하는 향이나 먹지 못하는 음식이 많다.

사람의 말소리나 배경음악이 들리면 집중하지 못한다.


섹션 2(신경학적 예민함-순화저항, 즉 적응이 어려움)

잠자리나 베개가 바뀌면 쉽게 잠들지 못한다.

시계 초침 소리나 집 밖에서 나는 소리가 거슬려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새로운 환경과 사람에게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언제 걸려올지 모를 전화와 메일을 기다리는 일이 큰 스트레스다.

예정에 없던 일이나 기대와 다른 일이 일어나면 화가 나거나 당황한다.


섹션 3(심리사회적 예민함-애착불안)

혼자 있는 것이 불안해 늘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진다.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 지에 민감하고, 안 좋게 생각한다고 느끼면 안절부절못한다.

자신이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지 늘 신경 쓴다.

상대의 사소한 몸짓에도 자신을 싫어하는 게 아닌지 불안해진다.

누군가 자신이 실수를 지적하거나 결점을 비난하면 침울해지거나 반대로 폭발한다.


섹션 4(심리사회적 예민함-마음의 상처)

타인의 말에 쉽게 상처받는다.

기분 안 좋은 일은 여운이 오래가는 편이다.

오래 전의 안 좋은 기억이 자꾸 떠오른다.

듣기 거북한 화제를 언급하면 동요하거나 허둥거린다.

한 번 싫어지면 계속 그 상대나 장소를 피한다.


섹션 5(병리적 예민함-신체화)

긴장하면 목소리와 손이 떨려 사람 앞에서 말하는 일이 버겁다.

불안해지면 심장이 빨리 뛰고 숨이 막힌다.

몸이 항상 긴장 상태여서 어깨 결림과 두통이 잦다.

실전의 때가 다가오면 배가 아프거나 컨디션이 나빠진다.

스트레스로 위가 아프거나 열이 나기 쉽다.


섹션 6(병리적 예민함-망상 경향)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자신의 험담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남들이 자신에 대해 전부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외출하기 어렵다.

사람을 믿지 못해 상대가 하는 말의 진의를 생각한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깔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섹션 7(회피 경향-감각과민일수록 회피경향이 높고 삶의 고달픔 지수가 높음)

익숙한 것만 먹는다.

타인이 자신의 몸을 건드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타인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떨어지고 싶다.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는 일을 못한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은 가능한 한 피하고 싶다.


섹션 8(저등록-생활 전반에 불편함 초래)

상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서 자주 되묻는다.

농담이나 개그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주위 물건에 자주 부딪히고, 발이 걸린다.

얼굴과 손이 더러워도 눈치채지 못한다.

표식이나 안내판을 쉽게 발견하지 못한다.


예민함 내려놓기 p.59, 그림1(10년전의 나라면/현재의 나는)


오카타 다카시의 연구에 따르면 예민함 점수가 높을수록(12점 이상:예민한 경향이 있음, 20점 이상:예민한 경향이 큼,  25점 이상:매우 예민함) 사회적응도와 행복도가 낮고 삶의 고달픔 지수가 높았다. 즉 예민하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린 이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자극에 그저 반응하는 존재가 아닌, 주체적으로 기분을 결정하며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도대체 무얼 해야 할까?


<예민함 내려놓기>에서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긍정적으로 사고하기. 둘째, 이분법적 사고 경향을 극복하기. 마지막으로는 안전기지를 만들고 적절히 활용하기이다.


우선 긍정적으로 사고하기 위해, 낙천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다른 사람들을 모방하거나 친밀한 관계를 더욱 중요시하도록 훈련하거나 보람 있는 활동을 하도록 장려하는 방법이 있다. 또, 감사하기 혹은 용서하기 연습을 통해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른 관점을 갖게 해 주기 때문이며 이는 극단적 사고를 막고 객관적,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인드풀니스(명상과 비움) 훈련을 함으로써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거대한 계획을 세워 그것에 압도되거나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보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부터 점진적으로 실천해 나가며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좋다. 단 목표를 작게 나누어도 최종 목표는 늘 잊지 않도록 한다.


끝으로, 예민함과 가장 크게 관여하여 삶의 행복도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안전기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나의 삶이 몸소 증명한 방법으로, 파트너와의 재양육을 통해 단단한 안전기지가 확보되자, 신경학적 예민함이 줄지 않았어도 삶의 질이 높아졌고, 나는 자주, 과거보다 훨씬 해복해졌다고 느낀다. 안전기지는 반드시 타인일 필요는 없고,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 물건, 혹은 취미 심지어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다. 자신에 대한 긍정과 믿음이 결국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고 그렇게 서서히 삶의 균형을 잡아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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