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가게 물건을 정리해 놓고 들어왔다. 오늘은 남편이 타 지역에 배달을 가서 아들이 장사를 했다. 물건을 정리하는데 멸치 한 박스 판매. 아싸!
집으로 돌아와 어제 담근 갓김치 통을 열어 보았다. 바깥마루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니 맛이 제법 들었다. 오랜만에 김치를 담갔는데 실력이 죽지 않았다. 하하하. 수업가지 전에 냉장고에 넣었다. 점심 이후엔 어제 가야 했던 수업이 미뤄져서 갔다 왔다.
오늘은 내 삶을 행복하게 하는 법에 대해서 써보려 한다.
시골에 와서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상대적 박탈감이 비교적 적다는 것이다.
도시에서의 삶은 일단 아파트 크기와 타고 다니는 차로 잘 살고 못 사는 것을 비교당한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조차도 너는 몇 평에 살아? 아빠차는 어떤 거야?라고 묻는다고 한다.
시골엔 차도 많이 없거니와 대부는 낡은 트럭을 많이 타고 다닌다.
집도 다 그만그만하다. 귀농귀촌을 해서 집을 좋게 지어 들어온 사람도 있고 자녀들이 집을 고쳐서 멋진 집도 있지만 대부분 비슷비슷한 모습이다.
식당도 몇 개 되지 않아서 메뉴도 고만고만하다. 돈이 많다고 으리으리한 식당에 가고 돈이 없다고 국밥집에 가지 않는다. 소고기를 먹어도 도시처럼 비싼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밭에서 입는 옷도 비슷비슷하다. 꽃무늬이거나 체크무늬 옷에 농약회사에서 주거나 마트에서 산 꽃무늬 모자를 쓰고 다닌다.
처음 섬으로 이사 왔을 때 어르신들 얼굴도 다 비슷 비숫하게 보이는 데다가 옷이랑 모자마저 비슷해서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그냥 동네에서 만나는 어르신들께는 무조건 인사를 했다. 누구 우리 동네 어른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같이 느껴졌다.
불행의 시작은 대부분 비교를 당하거나 스스로 비교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내가 A보다 B보다 못생겼다거나 집이 좋지 않다거나 차가 좋지 않다거나 하는 비교 말이다. 누구는 메이커 옷을 입었는데 나는 시장표 옷을 입었다는 생각에 우울해지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불행은 불쑥 올라오기 마련이다.
비교는 불행만을 가져오지 않는다. 때로는 그 불행이 죽음이라는 극단까지 몰고 가기 때문이다.
TED 강연 <취약성의힘 The Power of Vulnerability>에서 브레네 브라운은
"비교는 기쁨의 죽음이다"
라고 하였다. 비교가 얼마나 스스로를 파괴시키는가에 대해 강조한 것이다.
특히 SNS의 발달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별스타 속 타인의 모습은 너무 행복해 보이기만 하다. 그들은 늘 맛집에서 식사를 하고 명품 몇 개쯤은 걸치고 있다.
철마다 해외여행을 다니고 투자로 수익을 내었다는 인증숏을 올린다. 그 세상에는 불우이웃도 없고 아이들은 모두 착하다. 남편은 다정하고 아내는 요리를 잘하고 늘씬하다.
"그러니 나는 매일 불행하다고 느낄밖에."
그럼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남들과의 비교를 멈출 수 있을까?
남들과 비교하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털어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조금씩 극복할 수 있다.
첫 번째는, SNS에서의 비교를 줄이는 것이다.
SNS에서 친구들의 멋진 여행 사진이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볼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삶을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공유하는 모습은 각자의 일상 중 일부일 뿐이다.
모든 순간이 그러한 것은 아니다. 실상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평범한 순간이 있다. 이 점을 기억하며 SNS에서 자신을 비교하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작은 성취를 경험하는 것이다.
타인의 성공이나 삶의 모습에 집중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자신의 성취가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나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작은 단계라도 성취를 이루어가면서 내 삶의 방향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이 목표라면, 남들보다 더 운동을 잘하고 멋진 몸을 가졌는지 비교하지 말고 내가 정한 시간에 꾸준히 운동한 사실 자체에 만족하는 것이다.
매일 한쪽의 독서를 한다거나 정해놓은 걸음 수를 채운다거나 타이타닉의 도구들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침 이부자리정리하는 것 같은 소소하고 일상적인 일을 해내면서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꼭 크고 거대한 일만을 이뤄내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는, 감사 일기를 쓰며 일상 속 행복을 찾아보는 것이다.
비교를 통해 부족함을 느낄 때는, 오히려 내 삶에 이미 있는 소소한 행복을 떠올려보는 것이 좋다.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의 여유나 가족, 친구와의 따뜻한 순간 등 감사한 일을 찾아 적다 보면,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충분히 내가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감사일기를 처음 쓸 때는 무엇을 써야 될지 고민이 된다. 하지만 내 몸에 있는 신체의 일부에서부터 내 곁의 것들과 무상으로 주어지는 하루, 맑은 하늘, 꽃 한 포기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내 주위에는 감사할 것 투성이임을 알게 된다.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감사합니다.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건강한 다리가 있어 감사합니다 처럼 당연하게 여겨졌던 모든 것이 다 감사할 거리가 된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우리는 남들과의 비교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나를 살피고 사랑하는 시간을 더 갖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안다고 다 실행할 수 없는 것 또한 인간이다. 하지만 조금씩 노력할 때 우리는 보다 더 나를 사랑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