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으로 벚나무들에게 꽃을 피게 하고, 흩날려보았다.

2월 8일. Day 16 in 후쿠오카

by 사진 찍는 미미

오늘의 일정

* 사가(佐哿) 현 오기(小城)市

* 사가역 주변 [사가신사, 사가현청 (옥상 전망대), 사가성터, 사가성 혼마루관, 사가 미술관, 박물관]


오늘부터 3일 동안은 지난번 하카타역에서 어렵게 바꾸어 온 기차표를 써야 한다.

우리나라 돈으로는 10만원 정도인데 그 표를 가지면 3일 동안 아무 기차나 타도 된다니 교통비가 비싼 곳, 여러 곳을 다니면 이익이라고 해서 일부러 이곳으로 일정을 잡았다.

아침 일찍 하카타역으로 출발했다. 사가역까지는 36분, 환승해서 오기까지는 15분 정도 걸리지만 기차삯이 편도 3만원 정도였다.

아침빛이 예쁜 걸 보니, 오늘하루는 미리 ‘맑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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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과 사케(술), 화과자가 유명하고, 벚꽃이 예쁜 마을이라는 오기(小城)市.

사가역에 내려서 어디서 환승해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다가 기관사 아저씨에게 물으니 오던 길을 돌아 저~ 기차를 타라며 가리켰다.

어머나!! 저~기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3냥짜리 귀여운 기차가 있었다.

시골길을 가는 울퉁불퉁 버스 마냥, 덜컹덜컹 귀엽게 달리는 기차였다.

벚꽃이 유명한 곳이라는 데 지금은 계절이 맞지 않으니 큰 기대는 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기차역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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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많은 곳이라고 생각되었다.

작은 시골 기차역이지만 누군가가 오더라도 잘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 듯. 넓지 않은 대합실에 아무나 칠 수 있는 피아노가 놓여 있었고(내가 피아노를 칠 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대여 도서도 있었다.

영화에서 본 듯한 철로를 바라보며 앉을 수 있는 긴 의자도 있고, 특히 이정표는 이제까지 다니며 보았던 마을과 확실히 달랐고 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환영받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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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벚꽃 계절이 되면 누구라도 반한다는 공원을 찾았다.



상상으로 공원 가장자리에 있는 벚나무들에게 꽃을 피우며 걸었다.

파란 하늘벚꽃도 흩날려 보았다.


상상만으로도 아름다웠다.

천천히 가운데 호수를 둘러 산책을 했다. 앗!!! 호수 끝자락에 카메라를 삼각대에 커다란 망원렌즈가 놓여있고 몇몇 사진가분들이 보였다.

와~~~ 일본에 와서 생각지 않았는 데 사진가들을 만난 거였다.

대 여섯 분이 계셨는 데 건너편에 있는 나무 쪽으로 망원렌즈가 향해 있는 걸 보니 큰 나무안 어딘가에 있는 새를 찍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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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한 분이 내가 멘 카메라를 보더니 기종이 뭐냐고 물으면서 대화를 했다.

그 아저씨에게 계단이 많은 신사를 물어보니 안다고 대답해 주었다. (실은 이곳에 계단이 많은 신사가 있다길래 그 신사 이름을 미리 알아와서 어플로 검색하였더니 저 멀리 후쿠오카시에 있는 걸 알려주고 이곳의 신사는 안내가 안되어서 못 가보는 구나 하는 중이었다)

여간 반갑고 고마운 게 아니었다.

그러더니 걷기에는 멀다고 말하며, 택시를 타는 게 좋겠다고 했다.

얼마나 걸리겠냐고 물으니, 걸어서 25~30분?

일단 가기로 하고 길을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우로 또 우로 그리고 쭉!



감사인사와 함께 헤어지고, 오기 도서관이 보였다.

예전에 일본은 작은 도시라 해도 도서관, 미술관 같은 문화시설이 잘 되어 있고, 이용하는 주민들도 많다는 걸 알고 부러워했었는 데 이젠 우리나라도 못지않다.

1층만 둘러보고 나와서 우로, 우로, 그리고 쭉! 걸어가 보기로 했다.

작고 예쁜 동네, 역 바로 오른쪽에 편의점이 하나 있었는데 걸어가는 동안 마을 어디에도 편의점이 단 한군데도 보이지 않았다. 편의점 천국인 일본인데.. 의외였다.

그러나 걷던 중 어느 사거리에 이런 시골에 맥도널드 햄버거 집이? 재미있는 광경에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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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에 중간쯤 왔으려나? 이쯤에 한 번은 확인을 하고 가야겠기에 걸어오시는 할머니께 계단이 많은 신사를 물어보니 교차로가 나와도 무시하고 그냥 쭉 가면 된다고 하셨다.

기념이라면서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한참을 걸었다. 드디어 산 위의 신사가 보인다.

남편이 알지 못하는 곳에 간다는 건 왠지 으쓱해지는 일이다. 동서남북을 잘 모르는 길치가 남의 나라에 와서 자기가 알려주지 않은 곳을 간다는 건 상상도 못 했을 테니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만 했다.ㅎ

그 신사를 보는 순간부터 발걸음이 더 씩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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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신사 앞에 다다랐고,

올려다보니 끝이 안 보이는 계단. 정보에 의하면 150개 계단이라는 데 가파르기까지 하다.

드디어 가족방에 알리고 올라갈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고 했더니 모두 말렸다.

하지만 그들은 알았을 거다 내가 올라갈 거라는 걸

배낭을 타이트하게 메고 큰 숨을 쉰 다음 첫 발을 내딛는다.

옆의 봉을 단단히 잡고 오른다. 중간에 쉴 수 있게 두 개 정도 평지가 있지만 거기까지 채 가지 못하고 헉헉 거리는 숨을 계단 중간마다 고르며 올라갔다.

이 신사는 무엇을 위한 신사인 줄 모르겠지만 올라가기가 힘드니 건강을 위한 신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젊은 일본 아주머니 3명과도 인사하고 서로 응원하면서 올라가는 데 역시 빨랐다. 도착하고 보니 그들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뭔가 기원하고 있었다.


물 마시고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나니 내려갈 일이 걱정이 되었다

고개만 삐죽이 내밀어 아래를 내려다보니 진짜 가팔랐다.

이건 또 다른 난관이었다.

그때 반대편 산속에서 남자 여자 여러 명의 커다란 운동할 때 기합소리가 들렸다. 그리로 가 보니 운동선수들이 산길을 서로 업고 오르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고등학생인 듯한 여학생에게 이리로 가면 길이 있냐고 물었더니 있단다. 아이고 참 길이야 있겠지. 저 계단보다 편리하냐고 다시 물었더니 편리? 하면서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저 계단은 무섭다고 했더니 활짝 웃으며 이쪽 길은 간단하다고 대답했다. 길의 편리와 간단에 이렇게 큰 간극이 있다니,

휴 ~다행이다. 그 길로 내려오는 데 일본어로 인사하는 친구들 틈에 누군가 중국어로 인사를 해서 안녕하세요라고 말한 뒤 한국인이라고 정정하고 내려왔다.

꽤 먼 길을 걸어갔지만 돌아오는 길은 멀지 않다는 진리를 오늘도 확인하고 맘에 드는 양갱집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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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이 가게는 어떻고 저 가게는 어떻고 혼잣말로 이유를 대며 지나치다가 드디어 맘에 드는 가게를 발견!

들어서니 직원이 맛보기 양갱과 차를 내주는 데 와~~ 모양이며 찻 상의 색이며 담아 온 모양이 예뻤다.

양갱은 한국에 가서 한 개씩 먹여보고 싶고, 센베이 과자는 머리맡에 늘 두고 드시던 아버지가 그리워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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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아무 생각 없이 거닐고 싶은 분위기의 마을이며 날씨이지만,

사가시역으로 떠나려고 미리 찍어온 시간표를 확인했다.

예정된 일정은 오기시 뿐이지만 반나절이면 끝날 것 같아 어젯밤 혼자 사가시를 좀 검색해 봤었다.

시간에 딱 맞춰 온 덜컹덜컹 귀여운 기차를 타고 사가현으로 출발!


사가역에 다다르니, 역시 큰 도시라, 관광 안내소가 있었다.

사가시 지도에 가고 싶은 곳을 형광펜으로 동그라미를 치고 ,

역으로부터 젤 아래로 가서 올라오면서 들러보기로 했다. 어플은 아래쪽까지 30분 이상 걸어야 한다고 안내한다.

다시 걸어라 미미!


주변에 건물들과 예쁜 가게들이 있으니 둘러보며 간다면 어려울 것 같진 않았다.

점심을 먹으러 헝그리 보울이라는 식당을 찾아가는 데 초행길이니 또 만만치가 않았다.

쉽지 않게 찾아가 보니 아주 작은 식당이었다. いらっしゃいませ 어서 오시라 크게 외치는 젊은 주인장은 이내 내가 외국인임을 알아차린 듯 주춤거리며 메뉴판을 가져왔다.

메뉴를 보았지만 검색해 찍어 간 사진과 달랐다. 이런 거 없냐고 종업원한테 물어봤더니 없단다. 할 수 없이 제일 비싼 거를 주문했다. 잘 모를 땐 그게 맞는 것 같으니까.

밥값은 같지만 고기를 몇 그램 짜리를 먹을 건지 정해야 했다. 100, 200, 300그램이 있다. 식재료 낭비가 없어지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아주 합리적인 방식이라 다른 식당에서도 도입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으면서 살짝 곁눈질하고 보니 주인장이 내가 먹는 걸 보고 있었다. ㅎㅎ

품질 좋다는 사가현 스테이크, 내 손녀딸 주먹만 한 함박 스테이크, 적당히 따뜻한 치킨, 밥 위에 안 익은 노른자, 고기류를 다 먹고 노른자를 깨뜨려 밥에 비벼서 일본 된장국과 함께, 가격이 1620엔 비쌌지만, 작은 것을 주문했는 데 비교적 양도 많았고, 진짜로 맛있었다

후쿠오카에서 먹어봐야 할 여러 가지 음식을 현지인처럼 자주 사 먹어 보길 바랐던 남편의 바람을 알지만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는 데,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다 먹어 본 격이 되었다.

식사 후 나의 맛 평가를 궁금해하는 주인에게 맛있다고 엄지 척해주고 이 사가역 주변 탐방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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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에 의존해서 다니는 것보다 종이 지도가 확실히 좋은 게 갈 곳들의 위치를 한눈에 알 수 있고 노순을 정하기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사가신사 - 신사는 나에게 별 의미는 없지만 일본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곳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보러 갔다.

사가 박물관, 미술관, 길건너에 사가성 혼마루관은 호수를 끼고 있으면서 멋진 건물이다. 호수 또한 편안하고 편리한 산책로도 있고 주변도 아주 깨끗했다.

사가현청 - 옥상에 전망대가 있어 사가시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볼 수 있다.(어플은 정문을 가르쳐주는 데 현장에서 꾀를 써서 뒷문으로 훨씬 덜 걸어갔다 ) 무료인데 돌아보다 시내를 감상할 수 있게 곳곳에 의자를 놓아두었다.

역시 사용자 편의주의다. 이미 다녀온 사가 박물관, 미술관, 사가성 혼마루관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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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시역으로 가는 길은 심볼거리라고 칭하며 유명인사들, 혹은 조각작품들이 쭉 이어져

문화와 환경이 잘 어우러져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으로 가던 길에 검색하면서 봤던 카페가 나오자 마치 아는 사람을 만난 양 반가웠다.

그래도 예정에 없던 사가시 여행은 날 행복하게 했다. 다시 올 수 있다면 아주아주 느긋하게 즐겨보고 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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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의 지정석과 자유석에 대해 완전히 알았다.

지정석은 약속시간에 탄다면, 자기 의자와 짐칸을 준다.

반면 자유석은 타는 시간은 자유롭지만 좌석 주인이 오면 자리를 내주어야 하고 짐도 내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생각 없이 아무 칸이나 올라선 나는 자기 자리를 찾아 들어오는 사람들과 반대로 가야 했다, 미안해하면서 이리저리 쿵쿵 부딪히며 자유가 억제되어있는 자유석을 찾아가야 했다.

또한 역무원은 아까 검표한 사람들을 빼고 다시 탄 사람들을 어떻게 알고 검표하는 불가사의 했다. 새로 탄 사람들이 많았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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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코노시마에서 만났던 예쁜 아가씨한테 내가 찍어준 사진으로 회사공모전에 응모하려고 한다고, 제목까지 정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반가웠다.

계획했던 했던 것보다 더 많은 곳을 다닌 오늘의 말은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오늘도 길 위의 천사들은 곳곳에 있었다.


28329보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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