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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희망과 용기가 되는 순간이 있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

by 치유언니

나에게 아침 루틴은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하루의 시작이다.

소중한 오늘의 삶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마중물이다.


7시부터 10시까지는 아무도 방해할 수 없다.

가장 가까운 남편도 이 시간에는 방문을 열지 못한다.


루틴을 방해하는 요소는 많다

카카오톡, 문자, 가끔 전화 연락이 오기도 한다.


내 핸드폰은 무음이다. 진동도 아니다. 알림이 불빛으로 번쩍인다.

잠금 화면으로 눈에 보이지 않게 두면 어떤 연락도 받을 수 없다.

오늘은 키보드 옆에 있던 충전기에 휴대폰을 올려 두었었다.



4-2 초고 쓰고 있었다. 천자쯤 썼을 때 휴대폰이 번쩍였다. 반사적으로 눈길이 갔다.

화면에 ‘엄마‘라고 떴다. 글 쓰던 걸 멈추고 ‘저장’을 눌렀다.



엄마가 뭐 하냐고 하셨다. 아침 루틴 한다고 했다.

아침 루틴으로 뭐 하냐고 물으셨다. 글 쓰고 책 읽고 명상하고 출근 준비한다고 답했다.

일하는 시간에 전화하면 방해될까 봐 아침 시간이 나을 거 같아 전화하셨단다.

다른 전화였다면 받지 않았을 거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아침 루틴 시간, 오늘은 엄마와의 통화에 양보했다.




쓰다 만 초고 아래에다 엄마와 하는 이야기를 타이핑 치면서 들었다.



사는 게 힘들 때, 가진 게 없어서 서러웠다.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힘들었다.

여름 지나고 우울증 왔었다.

나와 헤어져 살던 수십 년 동안 경제적, 심리적 문제로 엄마도 동생도 힘들었다.

요즘 장사도 안되고, 가족도 마음 몰라주고, 살아온 세월이 무상하더라.

엄마 아버지 생각도 났다. 종가에서 생긴 돈은 삼촌에게만 갔다.

다 힘든데. 아들만 챙기는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다.

이런저런 생각하다 보니 우울해지더라. 곰곰 생각해 보니 지난날에 대해 딸에게 사과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말 하려고 전화했다.




통화가 길어졌다. 1시간 반 이상 앉아 있었더니 허리가 아파서 의자에서 일어나 거실로 갔다.


74세 엄마는 혼자 사신다. 여름 지나고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서 우울해졌다고 하셨다.

추석에 온 남동생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하셨단다. 남동생이 그러더란다. 어릴 때 자기도 힘들었다고. 모두가 다 힘들다고, 잊고 사는 거라고, 앞만 생각하고 사는 거라고.

더 이상 할 말이 없으셨단다. 자식들에게 그런 모습 보이지 말아야지 하며 정신이 번쩍 드셨단다.



https://brunch.co.kr/@writermigyo/88


며칠 뒤, 내 글을 읽으셨단다.


딸과 손녀의 이야기 속에서 당신 삶을 보았다고 하셨다. 3대에 걸쳐 힘든 삶을 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하셨다. 당신 탓인 것 같다고도 하셨다.


한편으로는 손녀가 당신 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습, 당신 딸이 손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서로 친구가 되어주는 모습이 좋았다고 하셨다.


내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 더 좋아질 희망을 보았고,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하셨다.

건강이나 자녀들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 많이 보는데, 나와 남동생이 반듯하게 자라 건강하게 살아줘서 감사하다고 하셨다.

건강한 몸과 마음 정신을 가지고 있는 아들과 딸 손녀 손자 덕분에 당신이 힘을 얻었다고 하셨다.

이렇게 감사한 게 많은데 왜 우울해했을까 정신이 드셨단다.



나는 말했다.

엄마가 우리에게 준 건, 그 버텨내는 힘이었다고.

어떤 일이든 이겨내는 힘과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게 엄마가 우리에게 준 특별한 유산이라고.

건강하게 살아줘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우리가 불안하고 두렵고 우울한 이유는, 과거를 돌아보기 때문이라고.

지나간 과거는 보내주자고. 이미 우리는 충분히 잘 견뎌 왔고,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아지지 않았냐고.

스스로 기특하게 생각하고 오늘, 내가 기쁜 일만 찾으며 살자고. 그러면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질 거라고.

우리 이제 좋은 생각만 하고 살자고.


우리는 서로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내 일상과 감정을 솔직하게 쓴 글을 읽고 엄마의 우울증이 나아졌단다.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덜해지셨단다. 앞으로 살아갈 희망을 얻으셨다고 한다.

감사하고 좋은 일이 많다는 걸, 삶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걸 느끼셨단다.


글쓰기 시작하길 잘했다.

멋들어진 문체는 아니지만, 다소 어설프기도 하지만, 내 감정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쓴다.

나의 일상과 마음을 글로 적어,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내 삶을 정화하고 하루를 잘 살고 싶어서 글을 쓴다.

내 일상이 주는 깨달음을 기록하기 위해 글을 쓴다.

내 글을 보고 나처럼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하고 빛나는 삶의 길을 찾도록 돕고 싶어 글을 쓴다.


내 글이 희망과 용기가 되는 순간이 있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어떤 이에게는 시시할 수도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깊이 공감이 될 수도 있다.

현실이 불안하고 두려운 어떤 이에게는 앞으로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글이 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를 얻는다.

타인의 글을 읽으며 일상의 지혜를 배운다.

나의 일상과 감정과 느낌을 쓰며 어제보다 나아지는 나로 산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모두 작가다. 나도 글을 쓸 수 있을까. 쓸 수 있다.

우리 모두 글을 쓸 수 있다.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당신의 빛나는 삶과 글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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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성장 에세이스트, 라이팅 코치 최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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