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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u Apr 04. 2023

청담동 카페가 아니어도

오늘 우연히 영상 하나를 보게 됐는데 영상 속 여성은, 커피를 마시더라도 이왕이면 청담동 카페에 가서 마셔라.고 얘기했다. 


어쩌다 스치듯 보게된 그 영상에서, 불현듯. 자기 관점과 생각은 다 다르니까.했다. 


개인적으론 화려하지 않아도, 고급스럽게 보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우아하게 보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부티나 보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내면에 집중하고 내 안 그리고 고유한 나만의 매력에 집중하다보면 그 영상 속에서 말하는 고급스러움, 우아함이란 게 스펀지처럼 내게로 스며든다는 믿음이 있다. 


부티와 귀티는 전혀 다르다. 귀티에 관심있다. 귀티란 내게 그 사람만의 분위기, 아우라와 같다.  


사람은 태어난 환경도 다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고 이에따라 사는 삶의 태도와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사는 방식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연출이라는 것도 개인이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1분도 채 되지 않게 본 그 영상에서 다시 한 번 삶에서 일상에서 하루에서 이해 그리고 다름을 배운다. 유니클로 외투 하나로 올 겨울을 보낸 나는, 내 스스로가 이렇게 입어도 초라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도 내 삶의 가치 그리고 기준을 더는 보이는 것.에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화려하지 않음이 나는 더 편하고 나답다. 이게 지금의 나인 것을. 고급스럽고 반짝이는 것보다 빈티지, 오래된 물건들에 대한 애정이 있고 수수한듯하지만 빛이 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집앞 카페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할 때면, 파리의 카페도, 청담동의 카페도 어느 카페인들 부럽지 않다. 내 앞에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자리, 이 카페가 내겐 최고의 카페가 된다. 


조금 전 다이소에 들러 유리 보관용기 작은 것 하나 큰 것 하나를 사면서도 나는 흐뭇해했는데. 같은 유리병이라도 브랜드가 어디냐에 따라 그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어떨땐 가격탓인지 비싼게 더 예뻐보이고 무언가 있어 보이는 효과가 있긴하다. 그러나 지금 내 살림에 그리고 내 삶의 태도엔 천원에서 이천원짜리 다이소 유리병용기만으로도 충분하다.


총 3천원의 소비에도 나는 흡족해 하는 걸 보면, 진정으로 모든 것에 감사해하며 사는 게 맞다.고 확신하게 된다. 


게다가 오늘 아침엔 다른 그릇 용기뚜껑을 중간 크기의 머그잔 위에 맞으려나.혹시나 하고선 올려놨는데 웬걸, 딱 맞아떨어졌다. 그 순간 나는 찐.행복해했다. 나는 그런 순간들이 즐겁고 재밌고 신난다. 내겐 이런류들이 엣지 그 자체다. 


어제 사카모토 류이치의 별세 소식을 듣고선, 안타까워 했는데.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부고 소식이 이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그러면서 나 역시 언젠간 갈 그 길을, 그리고 메멘토 모리.를 상기한다. 그러고나면 지금 이 순간이 이토록 감사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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