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손을 꼭 잡았다
43년전 그날 저녁에
여의도에 바람이 불어서
무슨 바람인지도 모르고
허깨비 같던
광대들의 춤과 노래자락이
흥청거리는 광장에 서서
아버지의 손을 꼭잡았다
멋진 탱크와
비행기가 서있던
그 광장에서
바람을 맞고
이제 다시
12월의 차디찬
여의도의
진짜 바람을 맞는다
사람들이 바람처럼 불어온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물결을 넘나드는
저 불빛을 따라
거짓없는
진실의 바람이
염원이 출렁거리는
여의도에서
진짜배기
춤사위가
노래가락이
나의 아이들의
손을 꼭 움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