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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파프리카 퓌레와 컬리플라워

Cauliflower steak with Puree

by Justrip Jan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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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potato

브런치 글 이미지 1
고구마는 감자, 옥수수와 함께 3대 구황작물로 꼽힙니다. 옥수수에 비해 무려 2.3배나 많은 탄수화물을 함유하고 있어 단위면적당 최고의 부양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탄수화물이라고 합니다.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맛도 좋고 효율도 좋은 고구마는 어쩌면 인류를 구원할 최후의 식량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 있고 요로결석이 생길 수도 있답니다.


고구마퓌레와 컬리플라워 만드는 법


재료 (15인분)

고구마 700g
빨간 파프리카 2개
버터 1Tbs
양파 50g
렌틸콩 30g
컬리플라워 1송이
딜, 피스타치오, 건 크랜베리 조금씩


만들기

브런치 글 이미지 2

1. 끓는 물에 소금 약간과 취향에 따라 월계수 잎을 넣고 렌틸콩을 15분간 끓여줍니다. 다 익은 콩은 체에 걸러 식혀줍니다. 조리한 물은 감칠맛이 좋으니 버리지 말고 모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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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프리카를 구워 줍니다. 저는 여건이 되어서 숯불을 이용했지만 가스레인지나 오븐도 이용 가능합니다. 겉이 바싹 탈 때까지 구워준 뒤 볼에 랩을 씌워 속까지 천천히 익혀줍니다.(최소 30분)


3. 흐르는 물에 껍질과 속을 제거해 줍니다. 파프리카에서 고소한 훈연향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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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분량의 고구마를 깍둑 썰어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을 둘러 오븐에 구워줍니다(생략가능). 약간의 소금은 고구마의 단맛을 끌어올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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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팬에 버터를 두르고 약불에서 양파를 색이 나지 않게 볶아줍니다.  


6. 양파가 흐물흐물해지면 고구마와 렌틸콩 삶은 물을 넣고 약불에서 30분간 천천히 익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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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믹서기에 고구마와 훈연한 파프리카를 넣고 곱게 갈아줍니다. 너무 되직하면 렌틸콩 삶은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원하는 농도로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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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심지를 제거하지 않고 나무모양으로 썬 컬리플라워에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을 둘러 250도로 예열한 오븐에 9분간 익혀줍니다. 약한 불로 팬에서 익혀도 괜찮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5
짜잔짜잔

접시에 퓌레와 렌틸, 컬리플라워를 예쁘게 담아냅니다. 건강하고 든든한 채식 한 접시!


느낀 점

고구마의 단맛과 파프리카의 고추풋내가 예상외로 잘 어울립니다. 약간의 훈연향 덕분에 군고구마를 먹는 듯한 착각을 주기도 합니다. 고구마가 믹서기에 갈릴 때 가만히 지켜보면 깨나 재미가 있습니다. 처음엔 따로따로 거친 것은 거친대로 흔들거리다가 임계점을 넘기는 순간 와다다 하며 우렁차고 부드럽게 갈립니다. 묘하게 빠져드는 소용돌이. 이런 접시요리는 각 단계마다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해야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옵니다. 조금이라도 서두르는 순간 스탭이 꼬이거든요. 차근차근 하나씩 만들어내다 보면 어느샌가 완성되어 있습니다. 접시에 담아낼 때의 그 짜릿함은 어쩌면 그 자체로써 느껴지는 감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리고, 반응을 기대하고, 먹는 사람에게서 전해질 즐거움 같은 것 때문이겠지요. 기대하기 때문에 설레는 것입니다. 기대는 실망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지만, 약간 실망하더라도 용기를 갖고 설렘을 가져보는 것은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렌틸콩과 딜을 함께 먹으면 호주의 한 도시가 떠오릅니다. 부지런함과 여유, 아침 조깅과 커피와 담배, 건강과 환락.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 키워드들이 오묘하게 섞인 믹스의 도시 멜버른이 생각이 납니다. 어떤 모순적인 것들은 어쩌면 잘 공존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약간의 소금이 단맛을 끌어올려주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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