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accia
발효
인간에게 발효의 발견은 생존에 매우 유리한 도약이었습니다. 음식의 보존기한을 늘리고 맛과 향, 질감을 한 층 더 풍부하게 해주는 미생물 발효로 식문화의 큰 발전이 이뤄졌죠. 당을 대사하고 부산물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드는 알코올발효의 경우. 자연계에서 알코올 향이 나는 과일은 여타 잡균에 오염되지 않은 안전한 과일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인간뿐 아니라 과일을 섭취하는 여러 동물에게 ‘술’은 고열량의 훌륭한 영양분이자 즐거운 오락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한 번은 인도의 코끼리 150마리가 자연에서 발효된 과일을 먹고 술에 취해 민가로 내려와 양조장을 습격, 술을 몽땅 마셔버리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건물 7채가 부서지고 인명피해까지 낳은 어마어마 한 사건이라고 하네요.
재료 (포카치아 2개 분량)
강력분 밀가루 500g (100%)
차가운 물 350g (70%)
소금 10g (2%)
드라이 이스트 4g (0.8%)
만들기
1. 찬 물에 소금과 이스트를 넣고 잘 풀어줍니다.
2. 계량한 밀가루에 1을 넣고 반죽을 시작합니다.
3. 5분간 열심히 치대면 약간 끈적한 상태의 밀가루 반죽이 되는데 그릇에 넣고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잘 밀봉한 뒤 실온에 30분간 둡니다.
4. 30분 후 밀가루가 물을 흡수하는 수화(Hydrating)가 일어나 조금 더 매끈해졌습니다. 손에 물을 묻히고 반죽을 두어 번 조심스레 접어 준 뒤 다시 밀봉해 30분간 둡니다. 이 과정을 세 번 반복합니다.
5. 발효가 시작되어 조금 부풀어 오르고 균질해진 반죽의 모습입니다. 마지막 폴딩을 거친 뒤 소분해 줍니다.
6. 필요한 양만큼 떼어내 기포가 날아가지 않게 둥그렇게 말아 적절한 용기에 담고 냉장고에서 하룻밤 발효시킵니다. 실온에서 발효할 경우 3시간 정도 후 사용가능합니다. 저는 피타프래드 3개와 작은 피자 1개 포카치아 1개를 만들 양으로 소분했습니다.
재료
소금
후추
로즈마리
1. 만능반죽 500g을 올리브오일을 넉넉히 두른 팬에 넣고 소금과 후추, 올리브오일, 로즈마리를 올려 꾹꾹 눌러준 뒤 밀봉해 실온에서 1시간 이상 두어줍니다. 기호에 따라 토마토, 올리브, 바질 등 좋아하는 재료를 추가해 줍니다. 저는 뒷마당에서 자생하는 로즈마리를 이용했습니다.
2. 한 시간 뒤 부풀어 오른 반죽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모양을 내어줍니다.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오는 거 보이시나요.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3.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3분간 구워줍니다.
4. 빵이 완성되면 바람이 잘 드나들 수 있는 팬에 올려 넉넉히 식혀줍니다.
이탈리아 중부의 토스카나 지방에서는 스키아차타(Schiacciata)라고 부르는 포카치아가 완성되었습니다. 크기와 식감의 차이는 있지만 이 두 가지 빵은 만드는 방법이 같습니다.
느낀 점
밀가루 반죽은 정말이지 할 때마다 재밌습니다. 처음엔 밀가루와 물이 따로 놀아 ‘너무 건조한가’ 싶다가 도 수어 분 뒤 반죽을 치대다 보면 ‘너무 질척한가’라고 생각이 바뀝니다. 그러다가도 발효과정을 거치며 수분을 적당히 머금은 뽀얀 반죽의 표면을 쓰다듬으면 ‘역시 레시피가 맞았군’이라 확신이 듭니다. 표면에 밀가루를 살짝 발라 만져보면 아기의 볼같이 매끈하고 빵빵한게 너무 귀엽습니다. 손으로 꾹꾹 눌러 덩어리로 만들고 시간이 흐르며 점점 말랑해지는 반죽에서는 약간의 술 냄새와 그 향기를 머금은 이산화탄소 냄새가 납니다.
완성된 포카치아에선 당연하게도 진한 로즈마리향이 납니다. 한입 베어 물면 로즈마리가 우선적으로 치고 들어오고 중간중간 씹히는 소금 알갱이가 침샘을 자극해 빵을 무한대로 먹을 수 있게 만듭니다. 올리브오일의 지방맛과 특휴의 풋내가 마지막까지 남아 여운을 남깁니다. 정말 맛있어요. 다음번엔 천연발효종(사우어도우, 르방)을 이용해 빵 만드는 법을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