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o di Pomodoro
Tomato
토마토의 효능은 말해뭐해입니다.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의 항산화 성분으로 암예방에 탁월하다는 사실은 워낙 유명하죠. 이외에도 피부, 다이어트, 피로해소, 숙취해소, 나트륨배출 등 말 그대로 만능채소입니다. 또한 토마토에는 감칠맛을 내는 글루타민산(MSG)이 풍부해 별도의 조미료 없이도 풍부한 맛을 만들어냅니다. 토마토는 식물학적으로는 과일이지만 법적으로 채소(과채)로 분류되는 독특한 식재료입니다. 이에 관한 미국의 판결문을 보시죠.
“식물학적으로 보면 토마토는 덩굴식물의 열매이므로 과일이다. 그러나 토마토는 후식으로 식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식사의 중요한 일부이므로 채소다”
재료 (4인분)
마늘 3쪽
올리브오일 50g (5 Tbs)
양파 100g (1/2개)
당근 100g
샐러리 50g
토마토홀 800g
소금 후추 고추 파슬리
만들기
1.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마늘, 양파를 다져 넣어줍니다. 약불로 조리하시구요. 소금 후추와 파슬리, 마른 고추를 적당히 넣어주고 모든 재료가 흐물 해질 때까지 익혀줍니다.
2. 1에 당근과 샐러리를 다져 넣어줍니다. 샐러리가 없다면 생략하셔도 되지만 확실히 들어간 게 향이 좋습니다. 채소의 단맛과 감칠맛을 끝까지 뽑아내기 위해 역시나 약불로 오랫동안 조리합니다.
3. 2에 토마토를 전부 넣고 손이나 주걱을 이용해 으깨줍니다. 약간 덩어리가 있어야 복합적인 맛이 나오니 너무 잘게 으깨진 말아주세요.
4. 뚜껑을 덮어 약불에 한 시간 이상 뭉근하게 끓여줍니다.
5.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기호에 따라 바질, 오레가노 등을 추가해 줍니다.
+ 토마토홀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해도 좋지만 여건이 된다면 위의 세 제품을 추천드립니다.
왼 : 이탈리아 남부 깜파니아(Campania)에서 자라는 산마르자노 품종의 토마토를 사용한 라피아멘테 토마토입니다. 특유의 신맛과 감칠맛이 도드라집니다.
중 : 이탈리아 중부 파르마(Parma) 지역에서 자라는 토마토를 사용한 무띠의 토마토홀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재배조건에서 자란 토마토인만큼 단맛과 수분, 아로마가 풍부합니다.
오 : 라피아멘테와 마찬가지로 산마르자노 품종을 사용한 알타쿠치나의 토마토홀. 바질과 함께 캔입되어있어 향이 풍부합니다. 바질과 토마토를 잘 사용하는 남부요리에 적합합니다.
이 토마토소스 레시피는 당근이 많이 들어가 단맛과 식감이 좋습니다. 저는 직접 반죽한 파파르델레(Pappardelle)와 뒤뜰의 바질을 이용해 간단한 집 파스타를 만들었는데요. 토마토소스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도 차차 소개하겠습니다.
느낀 점
구운 마늘과 양파의 향이 우리 한국인에게 친숙한 짜장면의 향과 비슷합니다. 하나하나 재료를 첨가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차곡차곡 쌓여가는 맛의 레이어가 고급스러운 면모를 보입니다. 토마토가 으깨질 때 머금고 있던 주스가 폭발하며 오일과 만나 기분 좋은 지글거림이 일어나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수분을 증발시켜 걸쭉해진 소스는 용암처럼 끓어오릅니다. 아참 이런 오래 끓이는 소스류는 김치찌개처럼 한번 식었다가 다음날 다시 끓이면 마저 남아있던 아미노산이 뽑아져 나와 더 맛있어집니다.
어렸을 적 농장체험에서 바로 딴 방울토마토를 맛본 뒤 그 달콤함과 향기에 반해 토마토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트 냉장고에서 데려온 방울토마토를 먹어보곤 엄청나게 실망했었습니다. 달콤함은 온데간데없고 단단한 껍질과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성인이 될 때까지는 토마토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토마토는 냉장고에 들어가면 맛이 없어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성인이 되고 첫 주방인 이탈리안레스토랑에서 근무를 하며 다시 토마토의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토마토는 실온에 보관한 뒤 가열조리해야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 감칠맛과 향기.. 애증의 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