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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rip Jan 06. 2025

바나나케이크

Banana Bread


Banana

바나나는 언제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하지만 아침 공복에 먹으면 높은 마그네슘 수치로 심혈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그 수치는 현미밥이나 아몬드와 크게 차이가 나질 않으니 아무래도 아무 때나 먹어도 되는 음식인 것 같습니다.


바나나케이크 만드는 법


재료 (20인분)

버터 225g
설탕 200g
계란 4개
중력분 400g
베이킹파우더 3g
호두 1컵
바나나 4개
버터밀크 1/2컵


만들기

1. 실온에 두어 말랑말랑해진 버터에 계량한 설탕을 넣고 거품기로 휘젓습니다. 포마드상태(왁스 같은 질감)가 될 때까지 쳐줍니다.


2. 버터를 만졌을 때 설탕입자가 만져지지 않으면 계란을 넣고 다시 거품기로 휘젓습니다. 레몬색이 날 때까지 쳐줍니다.

3. 중력분과 베이킹파우더를 체에 쳐 반죽에 더해줍니다. 여기서부턴 최대한 손을 안 댈수록 케이크가 부드럽고 폭신해집니다. 거품기대신 손이나 주걱으로 자르듯이 섞어주세요. 너무 치대 버리면 글루텐이 형성돼 단단한 질감을 갖게 됩니다.


4. 밀가루가 잘 섞였으면 바나나를 손으로 으깨어 넣고 호두를 마저 넣어 조물조물해 줍니다. 저는 중간중간 씹히는 바나나의 맛이 좋아 거칠게 으깨는 편입니다.


5. 마지막으로 버터밀크를 넣어야 하는데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그냥 우유와 생크림으로 대체해 줍니다. 다시 조물조물 섞어줍니다. 이제부턴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6. 적절한 용기에 담아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30분간 구워줍니다. 표면이 노릇하게 익으면 꺼내어 서늘한 곳에서 넉넉히 식혀줍니다.

짜잔!

 요새 들어 많이 만들고 있는 바나나케이크(바나나브래드)입니다. 중력분을 사용해 딱 적절히 바삭하고 촉촉한 중도의 식감.


느낀점

 버터와 설탕을 마구 치댈 때 손목과 전완근에서 일어나는 울끈거림에 집중해 봤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자세를 바꿔가며 가장 편한 자세를 찾았다 싶으면 단 몇 초 만에 다시 불편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설탕입자가 용기와 맞닿으며 만들어내는 사각사각소리가 묘한 즐거움을 줍니다. 첫눈을 밟을 때의 그런 설렘의 소리. 손으로 바나나를 으깰 때는 파괴적인 쾌감이 있습니다. 손가락 마디마디를 자극하며 삐져나오는 끈적이는 촉감.


 바나나껍질에서 나는 특유의 휘발성의 달콤한 향이 산뜻한 아침공기와 잘 어울립니다.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일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 순간으로 시간여행을 하듯 향이나 맛에도 그런 힘이 있죠. 제게 바나나의 향기는 풋풋하던 어린 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달콤함, 어린이들만의 특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과일들과 마찬가지로 바나나의 향기는 어떤 것과도 비슷하지 않습니다. 바나나 향기는 바나나 향기 일 뿐입니다. 끝없이 복잡해지고 비교되는 세상에서 이런 바나나의 단순함과 달콤함을 배우고 그저 그 자체로 완전하다는 것을 계속해서 떠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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