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소설_3
5_ ‘엄마가 되어줄게’
연출이라는 불리는 여자는 멋있었다. 여자는 아이들을 사랑했다. 진심으로 기도하며 그들을 놓지 않고자 싸우는 전사였다.
아이는 그런 여자가 존경스러웠다. 그 여자의 말이 아이의 머리를 맴돌아 마음에 박히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교만하다며 쫓겨날 땐 하루종일 집에서 울며 미래의 빛이 사라진양 이불속에 숨어있었다.
“엄마가 되어줄게. 앞으로 너의 엄마가 되어줄게”
아이는 깨달았다. 지금까지 많은 여자들이 집에 스쳐갔지만 그 누구도 이 말을 해주지 않았다.
‘엄마가 생겼다, 내게도 엄마가 생겼다’ 아이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너무 좋아서 너무 신나서 두근거렸다.
집에 늦게 들어가면 걱정하며 혼내주는 엄마가 놀라워서 마냥 좋았다. 화목해 보이는 그 집안에 아이는 구성원이 됐다 느끼며
최선을 다해 연기훈련도 하고 그 여자의 눈에 벗어나지 않기 위해 기도도 열심히 했다.
“너까지 못하면 어떡해!”
새로운 안무를 배울 땐 아이는 한 번에 외워야 했다. 모두의 눈이 아이를 향할 땐 여자는 더 아이를 때리며 혼냈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아이는 그 순간에도 엄마가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라 여기며 맞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행복했다.
미래를 잡아주려 애쓰는 어른이 아이에게도 생겼다는 생각에, 더 이상 혼자서 해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6_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
성인이 되는 나이가 되었어도 여전히 아이였던 아이는 혼자 살기를 결심했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작은 방은 고시원에서도 가장 작은 그 방은
20만 원짜리 방이었다. 열심히 일했고 아마 첫사랑을 만났다. 바라는 것도 없는 그들은 5000원짜리 지하상가에서 산 커플링이 소중했고
매일이 행복해서 매일을 꿈같이 살았다. 빛은 들어오지 않는 방인데 어째서인지 여러 꿈들이 빛이나 환하게 채웠다.
아이는 행복했지만 자주 마음이 아파서 아픔을 주체하지 못해서 이상하게도 자주 화가 나서 이유는 몰랐지만 무섭기도 해서
상처 내는 일을 멈출 수가 없었지만 어른들은 이유를 물어보지 않았고 남자를 사랑할수록 아이는 확인받고 싶어 했다.
함께 차도로에 서서 같이 있기를 원했다. 남자는 헤아리지 못했지만 아이를 사랑해서 힘껏 안아 들어 길을 건너는 밤이 잦았다.
구태여 서로의 없음이 서로를 강력히 끌어 들어 형용할 필요도 없이 감히 미래를 꿈꾸었고 서로는 이것을 사랑이라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