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e closing을 이용한 연말휴가
앞서 언급한 마음의 감기를 추스릴만한 휴가일정이 생겼는데요. 캐나다 대부분의 회사가 크리스마스와 새해 1월 1일 사이, 약 일주일동안 office closing을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 기간은 노사간의 협의하에 무급으로 혹은 유급으로 쉴 수 있는데, 저는 돈 안받아도 되니 무조건 쉬고 싶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밴쿠버의 겨울은 여름과는 다르게 주 5~6일은 비가 오는 계절입니다. 하루는 그냥 흐린날? 그래서 딱히 야외활동을 할만한 여건은 아니었습니다. 밴쿠버의 겨울은 스키의 천국이라던데. 한국에서도 스키매니아가 아니었는데 굳이...?
그냥 집에서 맛있는 음식하며 쉬는게 제가 겨울시즌에 할 수 있는 유일한 힐링 이었죠.
캐나다에 오면서 요리실력이 확 늘었는데요. 이 곳에선 한국음식을 찾을 수 없기에 무조건 제가 만들어 먹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회사 근처에 H마트라는 한인마트도 있었고, 집에서 20분정도 되는 거리에 'Safe way'라는 대형마트도 자리잡고 있었기에 식재료 구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Liquor Store' 가 있어서 술 또한 편하게 구할 수 있었죠. 다만 차가 없는지라 큰 배낭을 메고 지고와야 하는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연말이 시작되는데요. 동네는 거의 축제 분위기입니다. 저는 아니었지만요. 저는 큰 배낭을 메고 마트로 향했죠. 밤의 불빛들은 휘황찬란 한데 제 마음은 씁쓸하더라고요.
할로윈과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모두가 그날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집 안팎을 오색조명으로 감싸놓는데요. 이 시즌에 동네산책을 다녀보면 눈이 참 즐겁습니다. 같은 집이 하나도 없듯이 같은 데코레이션을 해놓는 집도 단 한군데도 없거든요. 다들 그렇게 자기들만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구나 싶더라고요.
외로움으로 두들겨맞은 위장을 감싸안고 집으로와서 혼자만의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습니다. 사실 그 날은 어떤 음식을 해먹었는지 사진을 찍어놓진 않았더라고요. 아래는 그 시즌에 제가 만들었던 음식들을 남겨놓은 사진들입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같이 일하는 형님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마음이 들던지요. 최소한 크리스마스날에는 혼자 보내지 않아도 되니까요. 형수님께서 마련해주신 음식을 보니 감동은 배가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따뜻한 집밥을 먹을 수 있어서 마음이 즐거워지는 식사였습니다.
이튿날, 혼자만의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기위해 많은 식재료들과 술을 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배낭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아무리 꽉 채워와도 2~3일이면 다시 마트에 가야 하긴 했지만요. 그래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위해 나름 즐겁게 보냈습니다.
새로운 한국 예능도 찾아보고, 무한도전도 다시보고, 런닝맨도 다시보고.
이 곳에와서 한 가지 늘은 점은, 한국예능을 엄청 본다는 것이었어요. 혼자있는 공간의 적막함을 메꾸고 누군가의 웃음소리라도 필요했기 때문이랄까요.
그리고 다시 시작된 혼자만의 파티파티! 그리고 아래는 그 흔적.
연말 휴가 기간동안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 다양한 술도 많이 마신듯 하네요. 몸이 많이 둔해지긴 했지만 나름 즐겁고 힐링을 할 수 있는 기간이었습니다.
요리하기는 저만의 힐링방법이었습니다. 입맛이 기억하는 맛을 따라 이것저것 넣어보고, 맛있게 되었을때의 기쁨은 또다른 활력소였으니까요.
이렇게 연휴기간을 나름 뿌듯하게 보내고 새로운 2019년을 맞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