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스며드는 빛
다음날 아침.
밍밍이는 커튼이 드리워진 빛나의 어두운 방 창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빛나를 향해 문을 열어달라는 작은 신호를 보냈어요.
“그르릉~”
빛나는 천천히 자신의 벽을 깨고 일어나 커튼을 젖히고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어주었어요.
밖은 햇빛으로 눈이 부셨고, 상쾌한 공기가 몸을 감쌌어요.
커튼 틈 사이로 들어온 눈부신 빛이 어둡던 방 한구석을 채웠지요.
밍밍이는 열린 창문틈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어요.
그리고 쏜살같이 창문 밖 화단의 따뜻한 돌 위로 뛰어올라 자리 잡았어요.
웅크리고 앉아 졸린 눈으로 지긋이 빛나를 바라보았지요.
빛나는 밍밍이를 바라보며 창밖의 눈부신 햇살을 저도 모르게 쬐고 있었어요.
그 순간 싱그러운 초록 공기가 빛나의 숨결 속으로 들어왔고, 빛나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고 있었답니다.
“음...”
“...”
“아!‘
빛나는 급하게 고개를 돌려 다시 커튼 뒤 어두운 방으로 향했어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 커튼 틈 사이로 스며드는 빛을 바라보았어요.
한참 후 빛나의 방 창문으로 밍밍이가 들어왔어요.
밍밍이는 빛나의 다리에 머리를 부딪히며 응석을 부렸지요.
빛나는 밍밍이가 몰고 온 신선한 공기가 싫지 않았답니다.
한편, 며칠 동안 빛나가 놀이터에 나오지 않자,
빛나의 안부가 궁금해진 친구들이 빛나에게 편지를 썼어요.
빛나가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아니면 우리들에게 화가 난 건 아닌지, 혹시 인사도 없이 이사를 가버렸으면 어쩌나 하면서 걱정했지만 사실, 편지를 쓴 가장 큰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빛나와 함께 놀고 싶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