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첫째가 뜬금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엄마, 엄마는 100년 동안 잠들었다가 깨어나면 누가 가장 보고 싶을 것 같아?"
그 말을 듣고 상상을 해보니 너무나 공허하고 허무한 느낌이 듭니다.
영화 <Gravity>에서 막막한 우주를 떠돌던 산드라 블록과 영화 <Interstellar>에서 4차원의 세계에서 딸의 책장 너머에서 신호를 보내던 아빠의 모습이 뒤섞이면서 마치, 내가 100년 동안 시공간을 초월한 우주에서 떠돌다 지구로 돌아와 내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누가 가장 보고 싶을 것 같냐고 물어보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에 휩싸이다 급기야 눈물이 나기 시작했죠.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을 못 본다면 내 기분이 어떨까 하는...
내가 울자 첫째는 의아해합니다.
"엄마, 왜 울어?"
그러자 공감능력 "0"인 남편이 웬일로 내 기분을 알아챕니다.
"너희들이 보고 싶어서겠지."
생각지도 못한 남편의 대답에 놀란 내 감정이 더 많은 눈물을 쏟아냅니다.
헐...
첫째는 이런 반응을 기대하고 내게 질문한 게 아닐 텐데...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걸 텐데 분위기 어색하게 혼자서 감정에 겨워 북받치고 말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