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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민 May 04. 2023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

# 딸아! 교사는 되지 마라

20여 년 전 내가 막 새내기교사일 때


여자직업으로 교사가 최고야

1등 신붓감

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방학이라는 메리트는 사람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사는 단골 주제이다.

박봉이지만 미래의 든든한 연금이 있기에  월급에 대한 불만은 크지 않았고  부모님과 아이들은 그래도  자기 자식을 가르치는 교사에게 예의는 지키고 선은 넘지 않았고

교사들도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충만했다. 물론 미꾸라지 같은 예외도 있겠지만..

전교권의 우수한 인재들이 교사가 되었고

imf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직업 교사는 늘 인기였다.

당시 약대를 포기하고  교사를 선택한  사례도 수없이 들었다.


지금은....

작정하고 성토해 본다.

교사는 직업이다. 아무리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더 요구된다 해도 직업이기에 월급은 중요하다.

물가가 오른 것에 비해 월급은 귀엽다.

나처럼 20년쯤 되면 그래도 쓸만한 월급이지만

전교권 성적의 우수한 새내기 교사들의 월급은

일반 신입 회사원들의 초봉과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하다.  10년이 넘어도 300만 원 월급을 보기 힘들 것이다.

 지금 박봉의 월급 때문에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가 이해된다.

연금개악으로 그나마 믿고 있던 연금도 반토막 났고 만 62세에 연금이 나와도 기초생활비정도밖에 안된다. 우리 월급에서 꼬박꼬박 떼가는 기여금(연금) 비율은 국민연금 떼가는 것보다 더 많은데 비해 연금은 줄어들었다.

교사는 가르치는 일 외에 행정적 업무를 맡는다.

각 분야의 업무부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도 하고 일반 업무를 평교사가 나눠서 맡기도 한다.

교육청이나 국회에서 요구하는 각종 자료를 작성해야 하고  배정된 예산을 쓰기 위한 행사나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담임이라면 각종 담임업무도 소소하게 많다.

수업준비만해도 벅찬데 생활지도는 매일 이루어지고,상담, 각종 행사 준비, 체험학습, 생활기록부 작업부터 해서 1년 내내 학교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작성하고  행사를 추진하고 학생들에게 안내해야 한다.


나는 교사는  조용하고 얌전한 학생들 앞에서 우아하게 가르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열심히 수업을 연구하여 학생들에게 지식과 교양을 전하는 수업을 하고 나면 희열을 느끼 그런 이상적인 상상만 했다.

아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점점 교육은 사라지고 보육의 의미로 변해가고 있다.

예전에 비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단체생활에 피해를 주는 행동의 아이들도 꼭 있다.

그런 아이들을 잘 적응시키고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역할의 임무가 교사에게  더 크게 주어 진다.

수업을 잘하는 능력보다 아이들끼리 갈등이 생기지 않게 세심하게 돌보고 문제가 생길 시 현명하게 해결하는 능력이 더 필요해졌다.

교사보다는 경찰이나 판사에 가까운 직업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자식이 귀한 세상이다 보니 조금만 자녀가 피해를 입거나 상처를 받으면 아이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기를 틈도 없이 부모님이 민원을 제기한다.

더구나

자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훈계나 교육적 지도를 아동학대라는 굴레로 덤터기를 씌워 소송을 마다하지 않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교사들은 위축되고 움츠려 든다.

뭘 더 하려 해도 혹시나 민원이 들어올까 봐 포기한다.

교육적으로 따끔한 지도가 필요할 때도 혹시나 아동학대로 신고되지 않을까 싶어 모른척하기도 한다.

아이들에 관한 모든 일들의 잘못을 학교나 교사 탓으로 몰아간다.

아이가 등교 중 다쳐도 왜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냐

화살은 학교 교사로 돌아온다.

제대로 교육적으로 지도할 손발은 묶어놓고

무한 책임만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교직은 저출산의 영향으로 교사들 수를 줄이고 학급수를 줄이면서 교사가 해야 할 업무는 더 늘어고 반당 학급인원수도 늘어다.

해마다 진상 학부모는 늘어나고 부적응 아이들도 늘고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돈다.

교직탈출은 지능순, 능력순이라는 말도 생겨나고

비교적 젊은 30ㅡ40대 교사들의 의원면직이나 명퇴가 늘어나고 있다.

학부모와의 갈등과 스트레스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교사들도 많아지고 있다.

나 또한 학부모와의 스트레스로 불안증약을 먹기도 했다.

나 역시 50살에 명퇴를 꿈꾼다.

62세 정년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교사는 방학이 있어 좋겠다는 말은

교사는 방학이라도 없었으면 죽겠다는 말로 바꿔야 할 것이다.

한 때는 우리 딸이 나처럼 교사가 되기를 바란 적이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교대를 가는 게 소원이었다.

지금은 절대 아니다.

하고 많은 직업 중에 교사는 절대 하지 말아라고 당부했고 다행히 다른 길을 찾았다.


월급도 적다.

아이들은 갈수록 힘들다.

책임은 무한이다.

교사로서의 권한은 미미하다.

그 아이들 뒤에는 학부모라는 또 하나의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나는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절대 교사는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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