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낸 하루의 기록

오 년째 하고 있는 질문

by 문아영

피곤이 내려앉는 밤이다.

이제 회의가 끝났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만 오 년을 넘게 근무하면서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한 질문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가.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잘하는 게 나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내게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아니, 어쩌면 이곳은 말할 것이다. 그것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네가 했을 뿐이라고.




계약 여부에 흔들리지 않았었고

고소에도 흔들리지 않았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

그 일은 교사로서의 일이었다.


그게 내가 오늘을 사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많은 것에 흔들린다.


무거운 몸과 다리에,

끊이지 않는 두통에,


나는 한없이 흔들린다.




아침 수업을 하고, 동료와 커피 한 잔 마시고

다음 수업을 들어갔다.

나의 휴식이 사치였다는 거를 수업에 들어가자마자 알았다.


부족한 학습지 개수와

아이들의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이

내 얼굴을 달구었다.


목소리가 커졌고 프린트물이 없는 친구를 위해

모든 걸 설명과 필기토 진행하면서 말의 소매상을 펼쳤다.


동료와의 커피 한 잔을 후회했다.




7시 반에 학교에 도착하여 일을 마치고

퇴근 길에 나서는 시간이 밤 아홉 시 반이 넘었다.


피곤이 나를 휩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가 이 스케줄을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무거운 발을 질질 끌며 주차장에 가면서

문득 생각했다.

퇴근조차 귀찮다고.


나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소진된 나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자꾸 끝을 향하는 나를 느낀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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