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에버유, 다시 시작의 공간

9장. 빛을 되찾은 사람들

by 유혜성

9장. 빛을 되찾은 사람들


마음을 돌보다 보면, 삶의 색이 바뀐다


1. 흑백의 세상에서 컬러의 세상으로


기억에 남는 회원이 있다.

이름은 나은 (가명).

20대였지만, 내 눈에는 아직 아이 같았다.


그녀는 처음부터 운동을 하러 온 사람이 아니었다.

몸보다 더 지쳐 있던 건, 마음이었다.


나은은 깊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가끔은 삶을 마감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좋은 대학에 다녔지만 자퇴했고,

“아무것도 시도할 용기가 없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어느 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제 인생은 마치 흑백 영화 같아요.”


그 말이 잊히지 않았다.

그녀의 삶엔 빛이 없었고, 온기가 없었다.


몸이 아픈 사람이 마음까지 건강하긴 어렵다.

마음은 몸을 만들고, 몸은 마음을 만든다.

이 문장은 내 철학이자,

이후 에버유 필라테스의 슬로건이 되었다.


나은은 그 슬로건이 생기기 전부터,

내게 조용히 다가온 첫 번째 ‘마음’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체중이 많이 나갔고,

피부는 거칠었고,

표정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필라테스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정말 천천히 그녀는 달라졌다.


몸이 가벼워지고,

체중이 줄어들자,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작고 조용한 용기.


나는 단순히 필라테스를 가르친 것이 아니다.

그녀의 가능성을 함께 찾아 나섰다.


진로 상담을 함께 하며 삶의 방향을 탐색했고,

그 결과 나은은 다시 대학에 입학해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은아, 너처럼 마음이 아팠던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해보면 어때?”


그 말이 작은 불씨가 되었다.

나은은 상담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예전의 자신처럼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을 돕는,

누군가의 ‘빛’이 되는 사람으로

그녀는 다시 태어났다.


지금도 나은은 에버유 프렌즈다.

멀리서도 시간을 내어 센터를 찾고,

나와 함께 운동을 한다.


나는 그녀의 변화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녀의 몸이 변하고, 마음이 살아나고,

삶 전체가 컬러로 물들어가는 그 과정을 함께했다.


흑백이던 세상이 색을 되찾을 때,

사람은 비로소 자기 인생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갖게 된다.


나은이라는 한 사람을 통해,

나는 그 진실을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목격했다.

그녀가 자신의 빛을 되찾던 순간,

나 또한 다시 살아가는 마음을 배웠다.


2. 공황장애를 극복한 ‘귀여운 욕심쟁이’


또 한 명의, 잊을 수 없는 회원이 있다.

그녀는 자신의 몸매에 늘 욕심이 있었고,

처음부터 ‘멋진 몸’을 만들고 싶다며 찾아왔다.


내 눈엔 이미 충분히 예쁘고 날씬했지만,

그녀는 늘 더 나아지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귀여운 욕심쟁이’라 불렀다.


그녀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정규 수업 50분 동안 누구보다 집중했고,

고난도 시퀀스도 망설임 없이 척척 해냈다.


운동을 거듭할수록 그녀의 몸은 눈에 띄게 변했다.

근육이 생기고 군살이 정리되며,

탄탄하고 건강한 몸이 되었다.

몸이 변하자, 마음도 따라왔다.

표정이 밝아졌고, 웃음이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충격이 그녀를 덮쳤다.

공황장애와 우울증.

마음이 무너지는 일이,

그녀에게 갑작스레 찾아왔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쯤에서 운동을 멈춘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선생님, 저를 꽉 잡아주세요.

죽을힘을 다해 운동하러 왔어요.”

그녀는 눈물 섞인 목소리로 내 손을 꼭 잡았다.


약을 먹으면 늘 졸려서 하루가 흐릿해졌지만,

필라테스를 하는 날만큼은 약을 먹지 않았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운동을 하고 나면 며칠 동안은 약 없이도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기구 위에 누워 숨을 쉬는 순간,

죽고 싶었던 마음이 조금 살아나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건넨 그 말은,

지금도 내 마음 어딘가를 조용히 흔든다.


그렇게 하루하루,

숨을 쉬듯 운동을 이어갔고

결국, 그녀는 약을 끊고

공황장애를 이겨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되찾은 그녀는

지금도 센터에 오면,

조용히, 그러나 반가운 웃음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 눈빛 속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깊은 믿음이 있다.


“여긴 단순히 운동하는 곳이 아니에요.

저만의 힐링방, 치유의 방이에요.”


그녀의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문득 깨달았다.


필라테스 힐러로서 나의 일은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삶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일이라는 걸.

3. 70대 오뚝이, 필라테스를 전도하다


내 회원 중에는 ‘오뚝이’라는 별명을 가진 분이 있다.

처음 에버유에 찾아온 건, 60대 후반의 어느 봄날.

그녀의 인생에서 ‘운동’이란 단어는 거의 처음이었다.

그리고 필라테스는, 말 그대로 생애 첫 도전이었다.


그녀의 딸이 나에게 조심스레 부탁했다.

“선생님, 우리 엄마… 잘 부탁드려요.”

그 한마디에 담긴 마음을 나는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그분은 체구가 마르고, 근력은 거의 없었다.

한쪽 팔은 과거의 부상으로 신경이 약해져 있었고,

자주 넘어졌다.

운동은 힘들었고, 수업이 끝나면

자신도 모르게 짜증이 터지곤 했다.


훗날 그녀는 이렇게 고백했다.

“선생님, 저… 처음엔 울면서 운동했어요.”


나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삶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나는 단호히 말했다.


“힘들어도, 운동하셔야 합니다.”


그날부터, 우리는 하루하루를 함께 걸었다.

조금씩, 그러나 멈추지 않고.


그녀의 몸은 서서히 반응하기 시작했다.

넘어지지 않게 되었고,

조금씩 근육이 붙었으며,

자신감이 다시 살아났다.


어느 날 그녀는 수업을 마치고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필라테스가 이렇게 좋은 운동인지 몰랐어요!”


그녀는 어느새 72세가 되었다.

여전히 에버유에 나와 운동을 하고,

여전히 유쾌한 미소로 수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지금은

‘필라테스 전도사’가 되었다.


실제로 그녀는 교회 전도사다.

이제는 동네 이웃들에게

필라테스를 전도하고 있다.


“이 운동은 삶이 바뀌는 기적입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필라테스를 전하고, 웃고, 움직인다.

그 모습은 그 어떤 기도보다 진실하게 느껴진다.


그녀의 별명은 지금도 ‘오뚝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

쉽게 꺾이지 않는 마음.

그리고 다시 삶을 밀고 나아가는 힘.


몸에 근육이 생기면,

단지 체력이 강해지는 것만은 아니다.

그 근육은 마음으로도 번져간다.

몸이 단단해질수록, 마음도 회복탄력성을 키워간다.


인생은 누구나 넘어진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면 된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강해진 것이다.


그녀를 보며 나는 믿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오뚝이 같은 존재라는 것을.

필라테스 힐러 테마송 <오뚝이 송> 작사by유혜성


필라테스 힐러가 전하는 메시지


1. 흑백 같던 인생도, 몸이 회복되면 컬러로 물든다.

2. 운동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생의 끈을 이어주는 숨이다.

3.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면, 공황도 삶도 넘을 수 있다.

4. 근육은 몸의 회복탄력성을 주고, 자신감은 마음의 회복탄력성이 된다.

5. 넘어져도 괜찮다. 필라테스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법을 알려준다.



To. 독자님들에게

<필라테스 힐러> ‘빛을 되찾은 사람들’ 챕터를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글 속에 등장하는 모두는 실존 인물이에요.

그중 영상 속 ‘오뚝이 회원’은

7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밝고, 유쾌하고 당당하게 필라테스를 하고 계십니다.

예전엔 넘어지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본인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에요.


그녀는 실제 교회 전도사이기도 한데, 요즘엔 “필라테스 전도사”로 더 유명합니다.

주변 이웃들에게 “이 운동은 삶이 바뀌는 기적이에요!”라고 이야기하며,

’ 에버유‘를 소개하고, 추천하고, 함께 운동하자고 손을 잡아주세요.


제가 오히려 그분에게 배웁니다.

몸의 회복력뿐만 아니라,

마음의 회복탄력성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요.


이 글을 읽으며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았던 분들,

그리고 오뚝이 회원님께 마음을 담아 응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는 연습, 그게 바로 우리가 함께 하는 필라테스이자, 삶을 회복하는 시간이라고 믿습니다.


오늘도 필라테스를 통해

몸이, 그리고 마음이

다시 한번 빛을 찾기를 바라며.

독자님들의 회복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From. 필라테스 힐러, 혜성 드림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omet_you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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