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마음을 돌보는 필라테스
운동을 가르치면서 나는 사람을 돌본다.
마음을 다독이다 보면,
몸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에버유 필라테스를 찾는 회원들은
나이가 많아도, 사회에서 존경받는 위치에 있어도
때때로 어린아이가 되곤 한다.
운동을 하다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며 속상해하기도 하며,
때로는 이유 모를 서운함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럴 때 나는 부모의 마음이 된다.
조금 더 단단하게 잡아주기도 하고,
때로는 다정하게 어루만지기도 한다.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한마디 위로로 마음을 토닥인다.
“괜찮아요. 오늘은 여기까지 해도 충분해요.”
“조금씩 하면 돼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
“몸도 귀가 있어요. 시간을 조금만 더 주면, 분명 반응할 거예요.”
그 말 한마디가
기댈 곳 없는 마음에 따뜻한 이불이 된다.
나는 필라테스를 가르치지만,
어쩌면 부모처럼 사람을 돌보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운동을 하다 보면,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선생님, 사실은…”
조심스럽게 꺼내는 이야기들.
이혼 후 삶이 공허해졌다는 회원,
남편의 외도로 가슴이 시리다는 회원,
수술 후 회복이 더디다고 속상해하는 회원.
그런 고백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다.
그건 치유의 시작이다.
몸이 아플 때 엄마 품을 찾듯,
이들은 마음이 아플 때 에버유를 찾는다.
그리고 나는 부모처럼 그들을 맞이한다.
“괜찮아요. 천천히 해요.”
“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줘야 해요.”
“마음도 그래요. 조금씩 다독이면 분명 나아질 거예요.”
필라테스는 몸이 하는 운동 같지만,
사실은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다.
나는 알고 있다.
몸은 마음의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을.
몸을 향해 좋은 말을 건네고,
따뜻한 손길로 보듬어주면
기적 같은 회복이 시작된다.
한 회원이 말했다.
“여기 오면 몸도 마음도 좋아져요. 이상하죠?”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상한 게 아니에요. 우리 몸은 사랑을 알아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보살핀다는 건
쉽고 예쁜 일만은 아니다.
포용해야 하고,
이해해야 하고,
끝없이 기다려야 한다.
어쩌면 필라테스 강사는
운동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돌보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나는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듯,
회원들의 몸과 마음을 살핀다.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일까,
에버유에서는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크게 웃다가 갑자기 울컥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가슴속에 묻어둔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곳.
그리고 다시 다독이며
힘을 낼 수 있는 곳.
나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몸이 아플 때,
마음이 무너질 때,
길을 잃었을 때—
정성이 담긴 곳에는 따뜻함이 있다.
그리고 따뜻한 곳에서는 치유가 일어난다.
나는 오늘도 부모의 마음으로
회원들을 바라보고, 기다리고, 지켜본다.
그리고 믿는다.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에버유 필라테스에서는
몸무게를 재지 않는다.
숫자에 매달리기보다,
몸이 스스로 균형을 찾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처음엔 체중을 체크하고 식단을 관리해주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런 방식이 정말 의미가 있을까?
몸무게라는 숫자보다,
몸과 마음이 얼마나 건강해졌는가.
그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회원 중엔 체중계를 먼저 찾는 분도 있고,
“오늘은 그냥 기분 좋게 운동하고 싶어요”라는 분도 있다.
나는 어떤 선택도 존중한다.
필라테스는 살을 빼는 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에버유에선 ‘먹는 이야기’도 참 많이 한다.
맛집 추천, 다이어트 팁, 식습관 고민까지,
우리는 ‘먹지 마세요’가 아니라,
“이렇게 먹으면 행복하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요”
라고 말한다.
나는 회원들에게 밥을 해주기도 한다.
처음엔 나 혼자 먹으려고 싸 온 도시락이었지만,
조금씩 나누기 시작했다.
“선생님, 이거 진짜 맛있어요!”
그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고,
그렇게 나눔의 기쁨을 알아버렸다.
https://brunch.co.kr/@cometyou/13
어느 여름날,
너무 더워서 밥 챙기기도 힘든 날,
나는 유부초밥을 만들었다.
상하지도 않고, 든든할 것 같아서.
그걸 회원들과 나눠 먹었는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다음엔 샌드위치, 때론 초밥.
어느새 나는 밥을 해주는 필라테스 강사가 되어 있었다.
회원들은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나서
운동을 하거나,
운동 후 한입을 베어문다.
그 순간,
그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이거 먹고 나니까 야식을 안 찾게 돼요.”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음식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느낀다.
나는 운동뿐 아니라,
음식으로도 누군가를 치유하고 있다.
나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짓는 일은,
내게 기쁨이다.
정성껏 도시락을 싸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그것도 나의 필라테스다.
에버유에서는
억지로 참는 다이어트를 권하지 않는다.
먹고 싶은 것을 행복하게 먹되,
과하지 않게 조절하는 힘.
그게 진짜 건강이다.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며
먹을 땐 맛있게,
천천히,
기분 좋게 먹는다.
운동과 음식, 그리고 마음.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흐를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건강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필라테스를 가르치고,
음식을 만들고,
회원들과 삶을 나눈다.
이곳은 운동을 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치유가 일어나는 공간이다.
몸은 근육으로 충전되고,
마음은 불필요한 감정을 비워낸다.
상처받은 마음은 위로로 채워지고,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루는 곳.
에버유 필라테스는 그런 곳이다.
그리고 나는
밥을 해주는 필라테스 선생님이 되었다.
https://brunch.co.kr/@cometyou/14
1. 몸을 돌보는 일은 결국, 마음을 돌보는 일이다.
2. 진심은 느껴지고, 정성은 반드시 전해진다. 3. 회복은 숫자가 아니라, 마음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4. 사람을 위한 음식은 또 하나의 따뜻한 손길이다.
5. 운동은 체중을 줄이는 일이 아니라,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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