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장. 귀를 열면, 마음도 열린다
“선생님, 필라테스를 하면 치매 예방이 될 것 같아요.”
수업을 마친 후, 이마의 땀을 닦던 그녀가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선생님이 ‘큐잉’을 해주시잖아요. 그걸 듣고 바로 동작으로 옮겨야 하니까요. 딴생각할 틈이 없고, 순간순간 집중해야 해서… 듣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그게 다 뇌를 쓰는 거잖아요!”
그녀는 학교 선생님이다.
늘 집중력과 인지력의 중요성을 학생들과 부딪히며 체감하는 사람.
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필라테스는 뇌를 활짝 깨우는 운동이에요.
큐잉을 들으며 그 순간 몸을 조절하려면, 정말 온전히 ‘듣는 힘’이 필요하죠.
그래서 수험생이나 직장인들한테도 정말 좋아요.
체력은 물론이고, 집중하는 습관이 생기거든요.”
그녀는 활짝 웃었다.
“그러네요! 필라테스는 그냥 몸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듣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쓰는 운동이네요!”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듣는 법’을 잊어간다.
자기 생각에 갇히고, 편견에 빠지고, 때론 그냥 귀찮아져서 남의 말을 흘려듣는다.
그렇게 관계는 단절되고, 불통이 생긴다.
하지만 필라테스는 다르다.
강사의 큐잉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동작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듣고, 이해하고, 움직이는’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경청하고 소통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필라테스를 통해 사람들은 집중력을 키우고,
타인의 말에 반응하며,
몸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이것은 일상에서도 유용하다.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은 어디에서든 신뢰받고,
소통하는 사람은 결국 사람을 얻는다.
나이가 들수록 뇌를 자극하는 활동이 중요해진다.
기억력, 사고력, 집중력은 꾸준히 써야 유지된다.
필라테스는 뇌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운동이다.
강사의 큐잉을 듣고, 그 내용을 판단하고,
몸의 움직임으로 즉시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청각을 자극하는 인지 활동 근육 반응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래서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면,
기억력, 집중력, 사고력의 향상은 물론이고,
중년 이후 치매 예방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회원들은 종종 묻는다.
“선생님, 왜 필라테스할 땐 음악을 안 틀어요?”
헬스장에서는 강한 리듬이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요가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감성을 감싼다.
그런데 필라테스는 조용하다.
들리는 것은
강사의 목소리
회원의 호흡
기구의 섬세한 소리
그게 전부다.
왜일까?
필라테스는 단순히 따라 하는 운동이 아니다.
듣고, 이해하고, 상상하고, 움직이는 운동이다.
강사의 큐잉은
음악이고, 리듬이고, 지도로 작동한다.
“마치 척추를 한 마디씩 끊어 올리듯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놓아요.”
“하늘 위에서 누군가 내 꼬리뼈를 살짝 끌어당긴다고 상상해 보세요.”
“몸이 벽에 붙어 있는 듯이, 오로지 옆으로만 이동해요.”
이런 말들은 내 몸속에 풍경을 만든다.
그림이 되고, 이미지가 되고, 몸에서 형상이 된다.
음악이 흐르면 우리는 그 리듬에 몸을 맡긴다.
하지만 큐잉은 내 안의 리듬을 찾아가는 것.
바깥의 소리보다 내 안의 소리에 집중하는 시간.
그것이 바로 필라테스가 주는 고요한 몰입이다.
50분 동안 기구 위에서 고요하게 흐르는 내면의 소리.
조금씩 정리되는 생각, 조용히 깨어나는 감각.
그 모든 것이 내 안에서 솟아오른다.
몸이 익숙해지고 감각이 쌓이면,
음악과 함께 춤추듯 필라테스를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깊이 들어가는 시간은, 음악 없이 나를 듣는 그 순간이다.
우리는 늘 자극과 소음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그러나 가끔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서
진짜 내 마음을 들어야 할 때가 있다.
필라테스는 그 시간을 선물한다.
소리 없는 울림 속에서, 마음과 몸이 조용히 깊어지는 시간.
한 번쯤은 조용한 공간에서
내 몸과 마음이 건네는 신호를 들어보자.
어쩌면 그 안에서, 우리는
가장 순수한 나의 목소리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1. 몸이 유연해지면, 마음도 유연해진다.
2. 듣는 법을 배우면, 진짜 나를 만난다.
3. 몸을 돌보면, 삶의 균형이 돌아온다.
4. 소리 없는 울림이 가장 깊은 치유다.
5. 오늘도 내 몸과 대화하며 살아가자.
주석
*¹ 큐잉(Cueing)
: 필라테스에서 강사가 회원에게 동작을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말이나 이미지, 신호를 뜻한다. 필라테스는 움직임의 정교함이 중요한 운동이기 때문에, 큐잉은 운동의 핵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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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힐러> 17장 테마송 ‘귀를 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