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쾌한 주용씨 Nov 14. 2023

매일 브런치 글쓰기 1주차

요일마다 브런치 연재를 시작했다.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겨우 일주일 가지고 뭐 그리 수선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꽤 오랫동안 글 쓰는 게 힘들었던 내게는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스스로 토닥토닥, 칭찬할 만하다. 다시 글쓰는 습관을 들여서 나다운 글을 쓰는 게 목적이다. 우선은 질보다 양이다. 글 한 편의 완성도보다는 "아무튼, 매일"이 목표다. 그래서 요일마다 새로운 브런치북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7개의 연재 브런치북을 만드느라 머리를 쥐어뜯었더니 오늘 아침엔 머리숱이 듬성듬성해진 것 같고 흰머리도 부쩍 눈에 띄었다. 그래도 만들었으니 쓰게 될 것이고 쓰고 나면 안심이 될 것이다. 그거면 됐다. 


매주 화요일 연재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면>


매주 화요일에는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는 나를 기록한다. 포기하지 않는 나를 칭찬하고 계속 쓰라고 격려하고 꾸준히 쓴다면 내가 원하는 어딘가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응원하는 차원의 글쓰기다. 나이가 들면서 '꾸준함'의 힘을 절대적으로 믿게 되었다. 하기 싫고 힘든 일이어도 그 일이 내가 간절히 원하는 목적에 다다르기 위한 과정이라면 참고 꾸준히 해내야 한다.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요요를 막을 수 있다(난 실패했다). 더 나이가 들어 일을 그만두고서도 읽고 쓰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싶다면 날마다 읽고 쓰는 수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 글쓰는 재능이 특별하지 않은 내게는 더욱 그렇다. 꾸준한 노력만이 답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면>은 내 꿈으로 가는 기나긴 여정이 될 것이며 꾸준한 글쓰기의 작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매주 수요일 연재
<결혼 25주년, 슬기로운 부부 생활>


매우 수요일에는 결혼 25주년이 된 우리 부부의 결혼 생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어서 지난 세월이 야속하지만, 숱한 일들을 겪어내며 그래도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며느리로 살았고 두 아들의 엄마로 살고 있다. 나 이주용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이 너무 힘들고 억울할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보니 추억이고 아쉬움이고 그리움이다. 지금 나는 25년 결혼 생활 중에 가장 여유롭고 평온한 시간을 살고 있다. 아무 일도 없어서라기 보다는 부부 생활에 요령이 생기고 삶의 가치관이 달라져서인 것 같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해온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어떤 쓸모가 있을지 모르겠다. 공감? 재미? 때로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매주 목요일 연재
<박완서 읽기>


매주 목요일에는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읽고 그에 대한 감상, 리뷰를 쓰려고 한다. 잘 쓰고 싶어서 잘 쓰는 사람을 따라해 보려는 유치한 의도이다. 현재 소설 전집만 22권, 산문집만 9권이다. 그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있다. 일주일에 한 권씩만 읽어도 1년 가까이 걸릴 것 같다. 한 작가의 작품을 모조리 읽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면서도 그 일이 얼마큼 가치가 있는 지는 아직 안 해봤으니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왜 하필 박완서 작가냐고 묻는다면 내가 잘 쓰고 싶은 영역인 산문과 죽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은 소설 분야의 대가이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 40에 등단해서 우리나라의 여류 작가로 확고히 자리매김을 하시고 지금까지도 두터운 독자층을 보유하고 계시니 여러모로 내 롤모델로 삼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의 데뷔작 『나목』을 다 읽어가는데 처음부터 기가 죽었다. 과연 그분을 따라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좋은 글은 어떤 면으로든 좋은 영향을 줄 테니까.  


매주 금요일 연재
<유쾌한 논술쌤으로 살아가기>


나이 50에 학원 논술 강사로 재취업해서 2년 넘게 아이들에게 논술쌤으로 불리고 있다. 24년 정도 학원에서 국어를 가르쳤는데 논술 분야에서는 신참내기나 다름없다. 모르는 사람들은 국어나 논술이나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건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가르치는 영역이 다르고 방법이 다르고 목적도 다르고 아무튼 우리말이 주된 도구일 뿐 대부분이 다르다. 전에는 고등학생이 내 수업의 주대상이었다면 지금은 초등 4학년부터 중1까지 비교적 어린 학생들을 가르친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부모님보다 내가 더 나이가 많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 선정부터 교재 만들기, 학부모 상담과 시간표 구성 등 수업에 관한 모든 일을 나 혼자 한다. 한 마디로 일이 많다. 하지만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논술쌤으로 불리는 지금이 좋다. 초4 여자아이들이 나를 유주(유쾌한 주용씨라는 내 필명?을 줄인 닉네임이다)쌤이라고 부를 때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그래서 유쾌한 논술쌤으로 살아가는 지금을 써보기로 했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 이야기부터 수업 준비를 하는 과정, 그리고 함께 읽은 책과 함께 쓰는 글 등 이야깃거리가 많을 것 같다. 읽고 쓰는 걸 즐기고 아이들까지 좋아한다면 논술쌤을 직업으로 추천한다. 내가 본보기가 될 수 있으려나?


매주 토요일 연재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토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바쁘고 부담스러운 날이다. 논술 수업이 4타임,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8시간을 쉬지 않고 수업한다(중간 쉬는 시간 10분 이용해 김밥으로 배를 채운다). 이런 날 아침에 글을 쓰는 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쉴 순 없다. 토요일에 어울리는 글이 뭘까 생각하다가 여행을 소재로 써보기로 했다. 나는 거창한 해외 여행을 하거나 관광 명소를 찾아가는 목적성 여행을 즐기지 않는다. 남편과 즐기는 소박한 국내 여행, 그리고 걷기에 좋은 곳을 찾아가는 편이다. 숙소나 먹거리에 돈을 많이 쓰지 않는다. 그래서 여행을 일상처럼 즐긴다. 큰맘 먹고 오래 계획하고 많은 짐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오늘 문득, 그냥 훌쩍, 가볍게 떠난다. 남편과 건강을 유지하며 평생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사는 게 꿈이다. 바쁜 토요일 아침이지만 여행 이야기를 글로 쓰면 나에게는 위안이 될 것 같다. 내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여행지 추천이 되고, 간접 경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정성스럽게 찍은 사진도 예쁘게 올려야지. 


매주 일요일 연재
<취향저격 영화, 드라마, 음악>


바쁜 토요일이 지나고 나면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4일을 쉰다(나는 목금토 3일만 논술 수업을 한다). 일요일은 나에게 그냥 휴일이 아니라 휴일의 시작이다.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이번 주 4일 동안은 남편과 어디를 다녀올까,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소재로 글을 쓸까, 무엇을 하며 재충전할까, 요즘 볼 만한 영화는 뭐가 있나 하며 흥얼흥얼 노래를 부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그때 내 취향에 맞는 영화나 드라마를 본다거나 심쿵하는 음악을 들으면 그야말로 제격이다. 그래서 매주 일요일에는 <취향저격 영화, 드라마, 음악>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와 취향이 맞는 독자를 만나면 무척이나 설렐 것 같다. 책과 남편밖에는 없는 나의 친구 관계가 좀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되고. 휴일에 집에서 뭐할까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유익한 정보가 되면 흐뭇할 것 같다. 


매주 월요일 연재 
<쓰려고 읽는다>


내 일상에 책이 없다면... 글쎄 너무 외롭고 심심하고 지루하고 무기력하고 아무튼 상상하기 힘들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책꽂이에 빽빽하게 꽂혀 있는 책을 보고 있으면 맥박이 빨리 뛴다. 도무지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 20년 넘게 주말도 없이 일하는 여자로 살다보니 주변에 친구가 없다.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만한 친구는 물론 주기적으로 만나는 친구도 없다. 그런데도 내가 일상에서 빼곡한 즐거움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건 친구 같은 남편과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쌓여있는 책 덕분이다. 그러니 내 글에 책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다만 이번엔 <쓰려고 읽는다>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잘 쓰기 위한 독서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한다. 다양한 책을 읽겠지만 되도록이면 내 글쓰기에 동력이 될만한 책들을 선별해 읽고 그 책이 나의 글쓰기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게 정리하고 습득하고 적용해 볼 생각이다. 나는 조금씩 나아지는 내 글을 확인하고 싶다. 



1주일 동안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쓴 후의 기분은? 벅차다. 내가 계속 쓰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생각에 설렌다. 오늘의 이 기분을 기억하고, 앞으로 차곡차곡 쌓일 글과 함께 달라질 나를 기대하며 내 글쓰기는 계속될 것이다. 일주일을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산 느낌이다. 아무튼, 글쓰기.

이전 01화 [서문]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면 무슨 일이 생길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