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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Apr 13. 2020

일상의 재발견

일상으로의 초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많은 자영업자들이 버티기 힘든 상황이 지속된다고 합니다. 제 회사 업무 역시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하루하루 다이내믹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지만, 그나마 건강과 수입에는 큰 타격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위안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해외에서 생활하는 제가 한국에 가지 못하게 되었고, 이 해외에서조차 돌아다닐 수 없는 상황이 왔다는 점입니다. 이 국가에서는 모든 입출국 자체를 차단해 버려서 이제 한국을 가려면 전용기를 띄우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야간 통행금지까지 걸어버려서 이제 어디를 가는 것조차 불가능해져 버렸습니다. 한국을 못 가고 해외에 계속 있어야 하는 상황도 힘들지만, 갑자기 갇힌 느낌이 많이 답답합니다.




방에 앉아서 가만 생각해봅니다. 지금 이 상황이 나아져서 여기서라도 좀 돌아다닐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속의 느낌이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한국에 가지 못하고 묶여있어야 하는 상황은 또한 갑갑합니다. 한국에만 가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막상 한국을 가면 사실 또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을 살 것입니다. 회사를 안 다니고 편하게 사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는 자유가 주어지면 더 큰 자유를 추구하곤 합니다. 자유뿐만이 아니죠. 돈도 더 많았으면 좋겠고, 내 지위도 더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 자유가 이루어져도, 돈이 더 많아져도, 지위가 더 올라가도 이내 더 높은 수준을 원하게 됩니다. 이는 지극히 상대적입니다. 나보다 가난한 사람이 많다고 나의 어려움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 것처럼, 사람은 어떤 상황에 있어도 불만족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욕망을 무한대로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항상 현실의 불만족을 해결하려고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죠.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욕망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제한적으로 수용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 입학을 위하여 노력하는 학생, 취직을 위해 힘쓰는 취준생, 한 명이라도 손님을 더 모시고 싶어 하는 자영업자들의 욕망은 너그럽게 보면서도, 야망이 큰 정치인,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려는 여자, 기업을 키우려는 재벌들의 욕망에는 부정적인 시선을 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다 같은 욕망이며, 그렇게 추구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 편입니다. 어쩌면 그 욕망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욕망을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수도사나 해탈에 다다르고자 하는 스님같이 말입니다. 보통 욕망을 억제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욕망을 제거하려는 노력도 일종의 욕망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보통 사람은 때로는 욕망을 추구하다 때로는 비우려 하는 생활을 반복할 것입니다. 끊임없이 욕망을 채우려 하는 것도 공허하고, 욕망을 모두 제거한 상태 역시 공허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는 정반대로 보이지만 어찌 보면 공허로 달려가는 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욕망을 이룰수록 공허해지고, 욕망을 비우고자 하는 욕망을 이루는 것 역시 공허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로서는 어떤 상태인지 상상하기 힘든 진정한 해탈에 다다르지 않는 이상 욕망의 끝은 공허할 것 같습니다.




얼핏 절망적인 이야기로 보일 수 있겠지만, 지금의 제 상황에서는 위로가 됩니다. 지금 갇혀있는 상황도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까요. 어떤 사람은 한국에서 마음껏 돌아다녀도 갑갑함을 느낄 것이고, 세계 일주를 해도 이 지구 위에 있는 것에 갑갑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광대한 우주여행을 마음껏 할 수 있다고 해도, 우주라는 공간 자체에도 갑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상대적인 기분이기 때문에 현재의 일상에 대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해봅니다.


그래도 꽤 괜찮은 숙소에 묵고 있고, 식사는 잘 나오고 있습니다. 표지의 사진은 숙소에서 밖으로 나와 벤치에 앉으면 보이는 광경입니다. 벤치에 앉아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광경을 보면 조금은 휴양지에 있는 분위기도 나고 갑갑함이 좀 나아집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끌어내다 보면 뭐 그렇게 나쁜 상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런 생각이 드네요.










한국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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