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8
오월의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을 때
그는 처음을 어찌할지 몰랐겠지
어린 학생들이 다치고
내 이웃이 끌려가던걸 모른 척
차마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겠지
사람이라면 응당 그러하겠지
아이가 우물에 빠질걸 알면서
그냥 지나칠 사람은 없겠지
그냥 익숙한 얼굴들 잠시 편들어주러
마음이 몸을 움직인 것일 수도 있었겠지
내 나라가 우리의 아들들이
그렇게 할 줄은 몰랐겠지
양심이 아닌 권력 놀이로
그저 단출했을 말 한마디가
그렇게 명령이 되어서
그렇게 비수가 되어 박힐 줄은
그저 몰랐겠지
그날의 하루가 마지막 하루일 줄은
꿈에도 생시에도 몰랐겠지
남은이가 아직도 그날에 살며 아파할 줄은
그때도 지금도 알 길이 없지
그때를 만날수록 나도 그 아픔을 나눠갖겠지
그래서 외면하고 싶었지만 그랬지만
나 먼저 조금은 나눠질 수 있었으면
그게 나겠지 그리고 우리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