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를 건너며 3화

굿모닝 샌디에이고

by 무똥

※ 알림: 이 글은 허구이며, 등장인물과 사건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는 헤어지더라도 얼굴은 보고 이야기 해야지.” 남자친구는 화가 난 듯한 답장을 보냈다.

“그래, 그럼. 만나서 이야기하자.”


우리가 자주 가던 우리집 근처 카페에서 보기로 하고 다음 날 오후 7시에 보기로 했다. 그 때는 아직 계절학기가 끝나기 전이었기 때문에 공부를 해야 했지만, 우리 사이에 정식적인 이별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나도 공감했기 때문이다. 다음 날 버스를 타고 만나기로 한 카페 근처 정류장에 내리는데 남자친구가 정류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놀란 듯 어색한 표정을 짓는 나에게 남자친구가 먼저 말을 건넸다.


“두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어. 버스가 빨리 와서 너를 보고 싶다는 생각과, 버스가 영원히 오지 않아서 우리가 헤어지지 않아도 되길 바라는 생각.”


카페에 앉자마자 남자친구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3년을 함께 하면서 나는 그가 우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우는 법을 몰라 일그러진 얼굴로 어쩔 줄 몰라하는 것처럼 보였다.

“3년은 그냥 놓아버리기에 너무 아까운 시간이야.” 남자친구가 흐느낌 속에 말했다.

“3년은 긴 시간이지. 하지만 나는 지나간 시간보다는 앞으로의 시간에 집중하고 싶어.”

어깨를 들썩이는 남자친구를 두고 나는 자리를 떠버렸다.


나는 금방 집 앞 슈퍼에 도착했다. 소주 1병을 사서 계산대에 올려놓자, 사장님이 놀라쳐다보았다. 다행히 그는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나는 아파트 놀이터로 자리를 옮겼다. 해가 뉘역뉘역 지는 시간이어서 다행히 근처에 어린이는 없었다. 나는 빈 그네에 앉아 소주를 벌컥벌컥 털어넣었다. 그리고 눈물이 내 뺨을 적시도록 내버려 두었다.


한미인턴십공고에 지원한지 일주일 후, 나는 이메일 한통을 받았다.


‘축하합니다. 귀하는 한미인턴십프로그램 서류전형에 합격하였습니다. 면접 일정을 안내 드리니 참석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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