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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징 Jul 03. 2021

복돌이는 유부남

시츄를 닮은 그녀가 03년 한파가 몰아치던 겨울의 어느 날 아빠의 품에 안겨 우리 집에 왔다. 

거리 생활을 오래 했는지 털은 여기저기 엉켜 있었고 겁먹은 눈빛이 짠한 녀석이었다. 

공원에서 마주친 녀석을 그대로 두고 오면 얼어 죽을 거 같아 아빠는 뒷일은 생각 안 하고 우선 데리고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엄마의 반응을 걱정하며 아빠는 떨고 있었다.


엄마는 시츄를 닮은 그녀를 보며 심란해했다. 살림을 하고 우리를 키우며 미용실까지 운영했던 엄마 입장에서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운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시츄를 닮은 그녀가 짠했지만 엄마역시 짠한 상태였다. 

엄마는 녀석을 보낼 곳을 알아보셨고 곧 보낼 집이 결정되었다. 동물병원에 데려가 엉킨 털을 잘라내고 건강검진을 했다. 다행히 약간의 피부병과 영양상태를 제외하곤 건강했다.

녀석의 나이는 대략 5살 정도라고 추측했다. 엄마와 시츄를 닮은 그녀는 둘이서만 외출을 했다. 다른집으로 보내는 날이었고 엄마는 운전석에 앉았고 녀석은 보조석에 앉았다.

보낼 집에 도착해 엄마는 시츄를 닮은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겁먹은 눈빛으로 보조석에 앉아 벌벌 떨고 있었다고 한다. 그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엄마는 도저히 보낼 수가 없어 방향을 틀어 다시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오셨다. 시츄를 닮은 그녀의 이름은 복순이가 되었고 우리집 가족이 되었다.


그 당시 복돌이 나이는 두살, 한참 혈기왕성한 총각이었다. 복돌이 혼자라 중성화 수술은 시키지 않은 상태였다. 복순이가 온 날부터 둘은 사이가 좋더니 다음 해 4월 우리 집에는 꼬물꼬물 새끼 강아지가 태어났다. 

복돌 복순 연상연하 개부부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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