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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벌 Sep 13. 2023

왜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원하는 걸 말하지 못할까

 스노우보드를 주제로 내 이야기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다음, WSF(스노우보드 자격증)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WSF를 취득한 친구 다이애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 자격증, 꼭 다이애나처럼 잘 타야 취득할 수 있어?”

 “아니, 그렇진 않아. 근데 그거 초보자 가르칠 수 있는 강사 자격인데, 굳이 받을 필요가 있나?”

 “아, 강습이랑 이론 교육을 해 준다니 좀 관심이 생겨서.”


 독립적인 취미 생활을 하고 싶어서 스노우보드에 대해 좀 더 알아보려 한다고, 보드와 관련된 주제로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는 말하지 못했다.


 “강습을 받고 싶어?”

 “음…. 근데 좀 귀찮기도 하네?”


 강습을 받고 싶으면 사실대로 말하면 되는데, 왜 나는 굳이 귀찮다는 말을 덧붙였을까. 사실 귀찮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는데 말이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아무리 자격증을 원하는 게 아니라지만, 내 실력으로 자격증 코스를 들으러 가도 되는 건가?’

 ‘강습이 목적이라 해도 떨어지면 좀 창피하지 않을까?’

 ‘이걸 듣는다고 실력이 그다지 늘진 않을 거 같은데, 그냥 하지 말까?’

 ‘결정적으로 나 혼자서 차도 없이 많은 짐을 들고 스키장까지 갈 자신이 없어….’


 나는 왜 내가 원하는 걸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를 어려워하는 걸까? 친한 사람일수록 더 어렵다. 아마 원하는 걸 입 밖으로 꺼냈다가 이루지 못했을 때 느낄 실망감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


 주변 사람들의 여러 말들을 듣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는 것 같다. 보통 친하면 친할수록 응원보다는 걱정의 말들을 많이 하니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꼭 성공해야만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언젠가 꼭 WSF를 신청해서 들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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