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환승을 하지 않으려고 선택한 프랑크푸르트.
대한항공은 역시 편하다.
시간이 바뀌면 미리 메일로, 카카오톡으로, 비행기 티켓을 예매한 여행사 사이트로 신속하게 미리미리 알려준다. 작년의 환승 사건으로 신경이 곤두섰었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밴을 미리 예약을 해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자 바로 독일어로 전화를 했다.
1년 만에 오는 것이라고 독일어가 술술 나온다. 역시 언어란, 묘한 것이다.
말이 안 통하고, 단어와 독일어를 잊은 듯하다가도 조금만 연습하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한다.
벤츠 밴으로 예약했는데, 인도 아저씨가 나오셨다.
외국인인 내가, 그것도 오랜만에 독일어를 하는 내가 가장 어려운 것은 외국인과 독일어를 하는 것이다.
도대체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상대도 외국인이니 나의 말을 조금만 듣고 알아채주는 센스가 부족하다.
역시 프랑크푸르트는 국제적인 도시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다.
인도 아저씨는 궁금해하신다.
남편도 없이 여기까지 여자들이 왜, 어떻게 왔냐고.
참나......
자기가 아는 만큼, 자기가 느끼는 만큼 대화를 시도한다.
인도 아저씨 말씀이,
"언젠가 어디선가 기사를 봤는데, 한국에는 남자 수가 모자란다며? 여자들이 결혼을 못하면 어떻게 사니? 아주 심각하다." 이러신다.
참나.....
끝도 없이 남자랑 결혼해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화제를 돌릴 겸 "맛집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나는 인도 레스토랑 밖에 모르고, 인도 레스토랑도 잘 안 가. 40년을 독일에서 살지만, 집에서 인도 음식을 해 먹어. 내가 요리도 하지. 나처럼 멋진 남자를 만나야 해."
공항에서 호텔까지 20분이 안 걸리는 거리라고 알고 있는데, 호텔로 들어가는 작은 길이 꽉 막혀서 40분 넘게 걸렸다. 인도 아저씨와의 대화가 너무 재미없어서 훨씬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밴을 예약해서 미리 목적지까지 요금을 지불해서 차가 밀려도 걱정이 없지만,
택시였으면 안절부절못할 뻔했다.
도로를 지나 작은 길로 우회전을 하니 우리가 음악회를 갈 알테 오퍼 (구 오페라하우스)가 나타났다.
지도상으로 가까워서 호텔을 숙소로 잡았지만, 이렇게까지 가까울 줄이야.
나는야 자리 요정!
차가 밀리는 바람에 밴 안에서 이미 알테 오퍼를 구경하며 음악회에 대한 설렘이 마구 솟아난다.
프랑크푸르트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면 바로 나오는 단어가 '대도시', '국제도시', '금융도시'라고 나온다.
밴을 타고 숙소로 가는 시간에 바로 대도시임을, 국제도시임을 느낄 수 있다.
이 멋진 프랑크푸르트에서 어떤 아름다운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