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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혜교 Jun 18. 2024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은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수영 배울까 말까 배울까 말까... 배울까?

브런치스토리에 딱 한 편을 업로드하자마자

바로 다음날 출간 제안을 받은 전설의(?) 원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침대 딛고 다이빙>의 내용을

셀프 인터뷰 형태로 각색해 슬쩍 공개합니다 :>





Q. 이 세상에 '재미있는 운동'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셨다고요?

A. 네. 가장 보편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운동이라는 헬스와 필라테스를 경험해 보고 나니 강한 의구심이 생겼어요. 사실은 ‘운동은 재미있는 것’이라며 사람들을 세뇌시키는 비밀 세력이 있는데, 저는 미처 그 음모의 대상자가 되지 못한 게 아닐까 하고요.


정말 이렇게 자신을 고문하는 게 재미있나? 아니면 다들 나처럼 죽을 만큼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몸은 하나뿐이며 이 몸을 평생 건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애써 운동의 재미를 찾기로 한 걸까? 그런 게 궁금해졌어요. 저는 정말 운동이 재미없었거든요.



Q. 그래도 용케 운동에 계속 도전하긴 하셨네요.

A.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에요. 해야만 하니까, 이렇게 살다가는 진짜로 큰일 날 수도 있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거죠.  딱히 자발적인 동기가 없었어요.


매번 정말 죽을상을 하고 운동했어요. 운동만 시작하면 시간이 어찌나 느리게 가는지! 작심삼일에 그치기 딱 좋은 환경이었죠. 수영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계속 살짝 발만 담갔다가 후다닥 그만두는 일을 반복했어요. 세상에 재미있는 운동 같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굳게 믿으면서요!



Q. 어쩌다 수영을 시작하게 되신 거예요?

A. 이것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동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냥 계시를 받듯이 이런 생각이 떠올랐어요. 수영을 배워보면 어떨까? 저는 어렸을 때 물놀이를 좋아했거든요. 그러니까 어쩌면 수영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엄청 단순한 발상이죠.


때마침 군에서 동네에 수영장이 있는 스포츠센터를 지어 줬어요. 저는 마을버스도 잘 안 다니는 시골에 살아요. 이런 동네에 수영장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거든요. 그간 납부한 지방세가 드디어 큰 수확으로 돌아왔구나, 이건 수영에 도전해 보라는 하늘의 계시가 아닐까? 뭐 그런 의식의 흐름이 있었죠.



Q. 수영은 진입 장벽이 꽤 높은 운동 아닌가요?

A. 맞아요. 일단 집 근처에 수영장이 있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저도 편의상 동네라고 부르는 것뿐이지, 사실 집에서 수영장까지 10킬로미터는 떨어져 있거든요. 가볍게 다닐만한 거리는 아니죠.


집순이라면 공감할 이야기지만, 운동하기 위해서 어딘가에 가야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었어요. 홈트는 침대 옆에서 언제든 바로 시작할 수 있는데, 수영은 수영장에 가야만 할 수 있잖아요. 침대에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산 넘고 물 건너 수영장에 가려니 쉽지 않았죠.



Q. 수영장 물이 더럽다고 꺼려하시는 분들도 많던데요.

A. 저도 그게 고민이었어요. 누군가 수영장 물속에서 실례를 할 수도 있고, 수영을 하다 보면 푸 하며 입안에 들어간 물을 뱉어 내는 사람도 흔하게 볼 수 있으니 수영장 물이 그리 깨끗하지는 않을 것 같았거든요. 아무리 약품으로 소독한다고 한들 타인의 체액이 섞여 있는 물에 몸을 담그는 건 썩 유쾌한 일이 아니잖아요?


게다가 노출이 필수인 운동이라는 점도 마음에 걸렸어요. 강습용 수영복은... 몸의 모든 굴곡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일종의 쫄쫄이잖아요. 탈의실에서 옷을 훌렁훌렁 벗어던지고 다 같이 모여 씻어야 한다는 점도 조금 낯설었고요.



Q.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 게 많은데, 어쩌다 수영할 결심을?

A. 어느 순간 깨달았거든요. 이 모든 게 운동을 피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는 걸요. 저는 운동하지 않는 저 자신을 합리화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어요. 이것저것 재고 따지다가 그 어떤 운동도 시작하지 못했던 과거가 떠올랐죠. 저는 운동할 수 없는 구실만 끊임없이 생각하다가 정말 운동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거예요.

 

이번에는 '운동을 못 할 이유'를 떠올리지 않고 일단 해보기로 했어요. 그래야 이 지긋지긋한 작심삼일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처음으로 굳게 마음을 먹었어요. 아, 수영을 배워보자! 운동하는 걸 죽도록 싫어하던 '안 움직여 인간'인 제가 수영장에 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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