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현대인의 필수품이라는 거북목과 굽은 어깨, 안구건조증을 모두 갖고 있어요. 제가 또 이런 면에서는 트렌디한 편이라, 하하... 제 몸은 인간보다는 건조한 곡선형 거북이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사회인이라면 다들 공감하시지 않을까요?
그거 아시나요? 가만히 서서 팔을 일자로 자연스럽게 떨어트렸을 때 손등이 앞을 향하고 있다면 이미 어깨가 안쪽으로 말려 있는 것일지도 모른대요.
Q. 자세 교정엔 아무래도 운동만 한 게 없잖아요.
A.그게 사실이긴 한데, 안타깝게도 운동은 안중에도 없었어요. 꾸준한 노력 대신 제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줄 물건을 오랫동안 찾아 헤맸죠. 운동 안 하고 건강을 날로 먹는 게 제 평생의 소원이었어요. 돈으로 건강을 살 수 있다면 분명히 적금을 들었을 거예요.
세상에 '자세 교정'이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군인들이 입는 전술 조끼처럼 비장하게 생긴 자세 교정 밴드부터 목 깁스처럼 보이는 자세 교정 받침대, 굴곡이 엄청난 자세 교정 베개까지. 아마 자세 교정 옥장판이 출시되었으면 제가 제일 먼저 샀을걸요.
Q. 운동을 그렇게까지 기피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일단 고통스럽잖아요. 근육이 생기기 위해서는 근섬유가 조금씩 찢어지고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니까요. 근육통이 느껴지더라도 계속 운동을 해야 통증이 사라진다고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한 번도 근육의 존재를 인식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통증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부위에 생긴 환상통처럼 생경했어요.
근육통을 느끼다가 포기하고, 또 하루 운동했다가 포기하고... 그 과정을 참고 꾸준히 운동해야 체력이 늘든 근력이 생기든 할 텐데, 저는 사흘을 넘긴 적이 없어요. 작심삼일 전문가거든요. 그러니 운동 효과는 못 보고 계속해서 운동하기 싫어하는 마음만 차곡차곡 쌓아간 거죠.
Q. 처음에는 헬스나 필라테스에 도전하셨다고요?
A.네, 운동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인 운동을 택했어요. 그런데 저랑은 정말 안 맞았어요. 헬스가 재밌다는 사람도 많은데, 저는 그냥 고통스럽던데요!
필라테스는 저한테 너무 어려웠어요. 골반은 뼈인데 열 수 있나? 주리를 트는 느낌인가? 분절은 어떻게 하는 거지? 이런 의문이 퐁퐁 샘솟더라고요.
게다가 PT나 필라테스는 강습료가 비싼 편이잖아요. 저는 운동에 큰돈 쓰는 걸 정말 아까워해요. 마치 싫어하는 사람에게 줄 선물을 사는 기분이랄까요.
Q. 또 어떤 운동에 도전하셨나요?
A.줄넘기, 사이클... 아, 홈트도 이것저것 해 봤어요. 이런 말하면 정말 가지가지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운동을 금방 질려하는 타입이거든요. 같은 운동을 매일 반복하면 지루해져요. 감자튀김이나 치즈케이크처럼 안 질리는 운동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주 생각한답니다.
Q. 이렇게나 운동을 싫어하는데, 어떻게 운동에 입문하게 된 거예요?
A.입문이라고 하면 너무 특별하게 느껴져요. 오늘부터 운동 시작하겠다고 외쳐놓고 작심삼일에 그치는 일을 5년 넘게 반복했거든요. 그냥 어느 순간부터 작심삼일이 작심 삼 개월이 되고, 운동을 그만두지 않게 된 거죠. 저한테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요? 그 내막을 <침대 딛고 다이빙>에서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