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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혜교 Jun 25. 2024

당신이 운동을 싫어하는 이유, 저는 알고 있어요

저도 운동이 제일 싫었으니까요!


브런치스토리에 딱 한 편을 업로드하자마자

바로 다음날 출간 제안을 받은 전설의(?) 원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침대 딛고 다이빙>의 내용을

셀프 인터뷰 형태로 각색해 슬쩍 공개합니다 :>




Q.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A. 네, 오죽하면 내과에 가서 피 검사도 받았어요. 아무래도 살이 급격하게 많이 찐 게 이상했거든요. 어찌나 체형 변화가 큰지 옷장에 맞는 옷이 없을 지경이었어요. 분명히 정상이 아닐 거라고, 뭔가 이상이 있어서 살이 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사는 검사 결과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말만 건넸어요. 그 말이 모든 게 제 잘못이라는 이야기로 들렸죠. 제가 많이 먹고, 제가 운동을 안 해서 그렇다는 뜻으로요.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건 다낭성 난소증후군 때문이었어요. 호르몬의 문제로 몸의 신진대사가 정상 인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인슐린 저항성 탓에 자꾸만 더 살찔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많은 여성이 흔하게 겪는 일이라고 해요.




Q. 아, 원인도 모르고 힘드셨겠어요.

A. 살은 계속 찌는 이유를 모르니까, 2년 동안 수차례 자책을 반복했어요. ‘남들은 다 적당히 식단 조절도 하면서  산다는데, 나는 살을 빼기는커녕 이렇게까지 급격하게  찌다니! 의지박약에 게으른가 봐. 이번 생은 답도 없나 봐!’ 이런 생각을 하며 알게 모르게 제 마음을 갉아먹고 있었던 거죠.


운동의 목적이 오직 다이어트이던 시절에는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서서 나 자신을 심판했어요. 어제보다  오늘의 허리가 잘록한지, 다리가 너무 굵어 보이지는 않는지. 오직 그런 것만이 궁금했을 뿐 체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어디에 근육이 생겼는지에는 관심도 없었죠. 꾸준히 운동하는 것 외에는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 서도 자꾸만 요행을 바랐고, 그러다 실망하는 일을 반복했어요.



Q. 운동을 싫어하게 된 이유가 있었군요?

A. 무슨 운동을 해도 즐겁지 않았어요. 자괴감과 짜증을 오랜 짝꿍처럼 데리고 살았죠. 그 시절에는 운동을 참 거창한 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격렬하거나 고통스러운 행위만이 운동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으며, 조금씩 깔짝대는 것 정도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요. 격렬한 운동을 해낼 자신이 없으니 차라리 그냥 평온하게 누워 있는 편이 낫다는 아주 극단적인 사고방식도 갖고 있었어요.


지금은 알아요. “그 정도 가지고는 운동 효과도 없어!”  같은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다는 걸요. 5분이든 10분이든, 땀이 나든 나지 않든, 움직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어요. 물론 아주 조금씩 움직인다고 해서 살이 쭉쭉 빠질 리 없고, 눈에 띄게 근육이 붙을 리도 없겠죠. 하지만 몸을 쓰는 기쁨을 알아내기로 결심한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깔끔하게 무시하셨으면 좋겠어요.



Q. 매번 작심삼일에 그치는 게 우리 탓이 아니라고요?

A.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요. 제가 도전과 실패, 작심삼일만을 거듭하다가 자책에 빠지는 악순환을 겪었던 건 단순히 한심하고 나약한 사람이라서가 아니었어요. 한글을 떼기도 전에 시를 짓겠다거나 칼질을 배우기도 전에 요리하겠다고 덤볐다가 실패한 사람을 보며 “나약해서 그래”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너무 무모했다고 생각할 뿐이죠.


움직이는 걸 싫어하면서 매일 운동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도 이와 비슷한 거예요. 준비 없이 뛰어들어 실패했을 뿐, 한심한 의지박약 쓰레기라서 그런 건 아니라는 뜻이죠. 이 무모한 도전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느 날 갑자기 운동의 세계에 나를 던져 넣는 게 아니라 운동이라는 존재를 나의 세계로 조금씩 들여와야 하는 였어요. 저는 몇 번의 삽질 끝에야 이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Q. 운동을 내 세계로 들여올 수 있는 팁이 있다면요?

A.  어떤 운동이 효과가 더 좋을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내가 더 즐거울 수 있는 방향은 어디일까를 고민해 보세요. 저는 그 배경지가 수영장이든 백화점이든 올리브영이든 상관없이 그저 움직이기만 하면 성공이라고 여기기로 했어요. 어떤 날에는 걷기 운동을 하러 서점에 가기도 했어요. 에세이부터 학습서까지 모든 코너를 돌았죠. 오후 10시쯤 흘러나오는 영업 종료 안내 음악과 함께 타의로 서점을 떠나면서 스마트폰 만보기를 살펴보니, 8천 보나 걸었더라고요.


일단 마음속에 있는 '운동에 대한 부담'을 던져버려야 해요. 꼭 거창한 것만이 운동은 아니라는 걸, 오늘부터 움직임을 조금씩 늘리면 된다는 걸 확실히 자각해야 하죠. 저는 정말 그 누구보다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어요. 저처럼 운동을 싫어하는 독자분들께 이런 위로와 응원을 전하고 싶었죠.  <침대 딛고 다이빙>을 읽어보시면, 오늘은 정말로 몸을 움직여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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