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의 인생 이야기' 수집 프로젝트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
"요즘 젊은이들은 정치나 경제 문제에 무관심하다."
첫 줄은 기원전 1700년경 고대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점토판에 쓰여있던 문장이고, 그다음은 1994년 보도된 한 기사의 제목이다. 기성세대는 언제나 나름의 방식으로 신세대를 해석해 왔다. 지금의 MZ 담론도 이러한 과거와 그리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는 컴퓨터 자판보다 스마트폰 타자를 먼저 손에 익혔다. 2002년 월드컵을 본 기억이 없다. 요즘 들어 다시 인기를 끄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도 마찬가지다. 통화보다는 문자가, 문자보다는 카톡이, 카톡보다는 인스타그램 DM이 편하다. 웬만한 일은 모두 스마트폰으로 처리한다. 직업이 작가인데도 문법을 파괴하는 밈을 종종 쓴다. 이어폰을 껴야 능률이 올라간다.
그러나 MZ라는 말을 들으면 늘 무언가 항변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휩싸인다. MZ라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80년대생부터 00년대생까지를 하나의 세대로 묶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는 데다, MZ의 이미지가 희화화되는 일이 잦은 까닭이다.
"요즘 애들은 역시 다르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우리 세대의 스테레오 타입에 대해 생각한다.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회사에 미래를 걸지 않고, 손해 보는 일은 피하려만 든다는 MZ세대. 우리는 정말 그런 존재일까?
편견이나 뻔한 슬로건 너머 '요즘 애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어떤 꿈을 꾸며, 무슨 재미로 살까.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인터뷰 시리즈의 기획안을 쓰고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신기하게도 단 한 명도 거절하지 않고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그렇게 나의 MZ 인터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름하여, <MessaZe가 도착했습니다>. 인터뷰는 물론 MZ 친화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대면도 서면도 아닌 메시지로. 내가 질문을 남겨놓으면, 인터뷰이가 편한 시간에 답장을 보냈다.
1시간이면 충분할 인터뷰를 일주일에 걸쳐 진행한다는 결과를 낳았지만, 이 독특한 방식을 고수한 덕에 덕분에 가장 생생한 일상을 담을 수 있었다. 도전하고, 좌절하고, 사랑하고, 후회하고, 기뻐하는 그런 청춘의 조각을. 평범하고도 특별한 '요즘 애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매주 수요일 도착할 MessaZe를 기다려 주시길!
[ 6월 4일 오전 10:00 ] 01년생 창업가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사학과 박사까지 수료해도 달에 80만 원씩 벌면서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전공 수업 중 '한국사를 활용해 1원이라도 돈을 벌어보기'라는 과제를 받았는데…."
Edited by 송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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