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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현철 Nov 02. 2023

땅 같은 사람, 물 같은 사람

목요일에 읽은 글 한 줄, 생각 하나

2화에 앞서

당신의 목요일을 특별하게 만들어봅시다 연재를 시작하고 나서 여러 분의 좋은 반응이 있었습니다. 특히 목요일에만 하는 특별한 루틴을 만들어보자는 것에 많이 호응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목요일에 하고 싶은 일을 정했다고 알려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점과 같이 작은 존재이지만 독자들의 삶에서 작은 부분이나마 변화를 주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단 한 명의 독자만 있어도 나는 글을 쓰겠다는 소설가의 다짐같이 의지를 다져봅니다.


"작가님은 목요일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작가님의 목요일 루틴이 궁금합니다." 어떤 분이 되물어주셨습니다. 당연히 저도 목요일 루틴이 있습니다. '목요일을 특별하게 만들어봅시다'연재는 가장 먼저 저를 위한 일이라고 밝힌 바가 있지요.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저의 목요일 루틴은 당연 '연재'입니다. 목요일에 글을 발행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글감을 모으고 한 줄을 선정할 생각입니다.




목요일의 한 줄


제가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한 줄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은 지나가다 낮은 곳을 만나면 반드시 그곳을 채우고 나서야 흘러간다. 지금 낮은 곳에 있다면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마음은 깊어지고 채움이 끝나면 물은 반드시 다시 흐른다.


 

제목을 땅 같은 사람, 물 같은 사람으로 정한 것은 이 글을 읽어나서부터입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저의 논조는 '물과 같은 사람이 되자'입니다. 세상의 사람들을 딱 둘로 나눌 수는 결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향이라는 이름으로 대체적으로 이러한 사람, 또는 저러한 사람으로 분류는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땅 같은 사람과 물 같은 사람으로 분류해보고자 합니다.


땅은 생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그래서 낮은 곳은 낮은 대로 높은 곳은 높은 대로 드러납니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은 으쓱하고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은 움츠려듭니다. 높이에서 오는 당연한 마음이겠지요. 해발 4천 미터를 넘어가는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바라보면 경이로움도 들지만 다가가기 힘든 거리감도 동반되지요. 그런가 하면 높은 사람은 언제나 깎아내림을 당합니다. 비와 바람이 쉬지 않고 와서 부딪힙니다. 아무리 크고 멋진 바위라고 해도 억 겹의 세월 속에서 풍화를 견디지 못하고 넘어지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깎아진 먼지는 낮은 곳에 쌓이기도 합니다. 아마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자연의 섭리일지 모릅니다만 억 겹의 시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반면, 물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은 어디서든 그 형태가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의미로 '물 같다' 또는 '나를 물로보냐?' 이런 표현이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어디서든 자유자재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더욱 매력적이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어디서든지 수평을 맞춘다는 것입니다. 하늘을 향해 서로 솟아오르려 경쟁하는 땅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태평양의 어마어마한 대양도 밖에서 바라보면 한결같은 수평선뿐입니다.  


오늘의 문장을 다시 읽어봅니다. '물은 지나가다가 낮은 곳을 만나면 그곳을 채우고 나서야 흘러간다. ' 당연한 말이지만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제가 교실이라는 환경에 있어 더욱 와닿을 수 있지만 꼭 교실이 아니어도 어디서든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동일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잘하는 아이, 다른 것을 잘하는 아이, 조금 부족한 아이, 많이 부족한 아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로 다양한 재능과 특성을 가진 아이들이 혼재하는 교실 환경에서 물 같은 담임 선생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물같이 흐르기를 원합니다. 흐르다가 조금 낮은 곳의 아이를 만나면 채우겠습니다. 그 아이를 채우다가 다 차면 또 흐를 것입니다. 그렇게 채워가며 흐르는 물, 그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물 같은 담임의 모습입니다.


안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있지만 밖에서 우리 교실을 바라볼 때는 수평선과 같이 고요하고 편안한 교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평등이 아닐까요?


회사에서도 사회적 모임에서도 마찬가지, 심지어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물과 같은 팀장, 물과 같은 엄마, 아빠, 물과 같은 총무가 되어보면 어떨까요?


오늘의 목요일, 글 하나 생각 한 줄이었습니다. ⓒ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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