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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그녀의 새벽을 깨웠다.

그녀는 편의점 베테랑이었다.

by 미리암

새벽 4시 그녀는 수면바지 바람으로 매장을 방문했다.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을 둘러보며 과자를 주섬 주섬 챙기고 있었다.

그리고 음료냉장고로 이동하여 초록색 뚜껑의 콜라를 주문했다


바코드 찍혀진 휴대폰을 들이댔다.


"이것으로 계산해드리면 되는 걸까요?"

"어 - 언니 이건 포인트 적립하는 거예요 "


평소에 적립이란것은 농협마트에 싸이는 포인트뿐였던 나는 편의점 포인트를 알차게 사용하는 그녀를 보고 놀랐다.


그날따라 누룽지 샘플을 들고간 나는 그녀에게 회사제품을 안내하고 선물로 전했다

그리고 이곳 저곳 소비기한 확인하고 있는 내 옆에와서 조용히 말을 건넸다


" 언니 바나나 우유는 이렇게 글씨가 보이게 ~~ "

" 아이고, 물건 진열이 바빠서 못봤네요. 고마워요 "

주변을 살피면서 진열을 손봐주었다.


가끔 찾아오는 그녀

다른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도 상품구입은 꼭 내가 있는 시간에 해주고 갔다.


어느날 방문한 그녀


" 언니 있쟎아요. 그거. 나 주셨던거 구매사이트좀

알려주세요 "


나의 첫번째 영업이 성사되는 날이었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며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중 내가 근무하는 편의점에 일손 공백이 생겨 부탁을 했다.


" 수미씨 혹시 다른곳 아직 출근하지 않으면

내가 있는곳 면접 보면 어때요 "


봄철 농자재판매사에서 잠깐 아르바이트 하고 쉬고 있는중 나의 전화에 선뜻 동의 했다

이젠 우리는 동료가 된것이다. 서글서글 늘 웃으며 반겼던 수미씨가 또 다른 편의점에서 동일한일을 다시 시작했다. 성실하게 다니고 있는 수미씨

어느날 선물을 전달했다.


" 수미씨 내가 찍은 사진으로 노트를 만들었어

노을노트에 내가 지은 시도 적어놨어

난 수미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 언니 ~ 나 책장 넘기는거 좋아해요.

어릴적 부모님 일 가신 후 학교끝나고 갈데 없어서 도서관에서 책보며 놀았어요 "


" 잘되었네. 내용을 기록할 수 있게 비워두었으니 글을 적어봐요. "


우리가 어쩌다 친해졌는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그녀는 가정폭력이 심한 상황을 벗어나려고 이혼을 했다. 다행히 주변의 도움으로 잘 마무리 되어

지금은 자신만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가끔 아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면 잠을 못자서 힘들때가 있었는데 그날 따라 편의점을 들려 언니를 만났다고 한다. 그때 건네준 누룽지가 참 고마웠다며 미소를 띄운다.


신상품이 나오면 먹어봐야 고객에게 권할수 있다며 냉큼 사주고 가는 그녀

종이 냄새 좋아하는 그녀에게 그런 아픔이 있는줄은

몰랐다. 수미씨는 만들어진 노트를 보며 뭔가 회상하고 있었다.


" 수미씨 난 운이 좋았던거예요. 옆에 나를 치열하게

밀고 당겨주는 멘토가 있어요. 앞으로 건강생각해라

예쁘게 하고 다녀라 잔소리 하는 언니가 생겼으니

행여 내가 여기를 그만두더리도 우리 소식전해요 "


노을이 담긴 노트를 받아들며 어김없이 구매하는 초록색뚜껑의 콜라를 들고 출입문을 나섰다.



누군가의 위로가 되는 사진이 되고

누군가가 꺽여지려 할때 작은 힘이 되길 바래본다.

#새벽 #아픔 #솔로여행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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